`한국서 로봇축구를 배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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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축구의 종주국 한국에서 선진 로봇축구 기술을 배워 오라''

세계 로봇축구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김종환(金鍾煥.43) 교수의 연구실험실에는 요즘 겨울방학을 맞아 로봇축구를 배우려는 필리핀 대학교수들의 학습 열기로 가득차 있다.

로봇축구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주인공은 필리핀 드 라살라대학 다디오스(Elmer P.Dadios.39) 교수와 살바도르(Florante R.Salvador.33) 교수, 필리핀대학 컴퓨터공학과 네이벌(Pros C. Naval.36) 교수 등 3명.

국내 반도체 생산업체인 아남(ANAM)의 필리핀 현지법인 암코르(AMKOR)의 재정 지원을 받아 지난 11일 카이스트를 찾은 이들은 김 교수가 미리 짜 놓은 교육일정에 따라 오는 25일까지 로봇축구의 프로그램 기법과 시스템 응용 등에 대해 교육을 받은 뒤 자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배운 로봇축구 기술을 바탕으로 오는 7월 필리핀의 과학기술축제 주간 동안 첫 로봇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전국적으로 로봇축구 붐을 일으킨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특히 이들이 로봇축구를 배우기 위해 한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이 필리핀 언론에 알려지면서 현지 유력 일간지인 인콰이어러신문 등에서는 로봇축구와 이들의 향후 일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필리핀의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김 교수에게서 로봇축구를 배우려는 이들의 노력은 학부생들 못지않게 진지하다.

다이오스 교수는 ''로봇축구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로봇축구 기술을 배우고 싶었는데 올해 첫 로봇축구대회를 앞두고 기회가 마련돼 기쁘다''며 ''김 교수로부터 배운 기술을 토대로 필리핀에서도 로봇축구를 성공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본과 한국이 로봇축구 종주국을 놓고 싸우는 사이 중국과 필리핀 등 아시아 후발 국가의 로봇축구 열기도 매우 뜨거워지고 있다''며 ''이번에 필리핀 교수들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우리가 일본보다 한 발 앞선 로봇축구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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