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로커 "이제 그만 용서해주세요"

중앙일보

입력

"나는 정말 머저리였습니다"

지난해 12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서슴없이 한인을 포함한 소수계들과 동성연예자들을 싸잡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구원투수 잔 로커(25)가 마침내 자신의 실수에 대해 진지한 자세로 사과하고 해명했다.

지난달 22일 문제의 파장이 심각해지자 뒤늦게 성명을 통해 "본의 아닌 실수"라고 가볍게 해명했던 로커는 지난 6일 메이저리그측으로부터 정신감정을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그저 의사를 한번 슬쩍 만나 상담하는 등 진정 반성하는 기미는 비치지조차 않았었다. 그러나 로커는 각계각층 비난이 거세어지자 마지못해 정신감정을 받은 후 사냥을 즐기며 속세(?)를 잠시 떠나있기도 했다.

그동안 입을 굳게 다물었던 로커는 12일 전국에 방영된 ESP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번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며 그저 감정을 절제 못하고 범한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마이너리거 시절 외국태생 동료들인 앤드루 존스, 브루스 첸, 오달리스 페레스 등을 자신의 집에 초대해 여러번 같이 지낸적이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내가 진짜 인종차별주의자였다면 그 당시 왜 흑인 등 유색인종들을 내 집에 불러들였었겠냐"며 오히려 반문했다.

로커는 인종차별적 발언의 동기에 대해 "뉴욕 양키스와 치른 월드시리즈에서 양키스 팬들로부터 배터리 세례를 받은적이 있으며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메츠 팬들이 나와 똑같이 생긴 인형에다 침을 뱉고, 맥주를 붓고, 마구 때리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그런 사건들로 나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으며 인터뷰에서 내가 내뱉은 말들은 진짜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었고 뉴욕 팬들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실수였다"고 꼬리를 내렸다.

"본의 아닌 자신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힌 그는 문제의 비하 발언 이후 거센 항의전화를 견디다 못해 2번씩이나 집 전화번호를 바꿔야만 했고 외부출입도 자제하거나 외출시에는 취재진들의 눈을 피해 밴차 뒤칸에 숨어 `몰래나들이'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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