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업 CEO] ㈜천재교육 최용준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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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사들은 수업 준비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미리 교과서 내용을 숙지하고 학습지도안을 만들며 수업계획을 세운다. 수업에 활용할 멀티미디어 교재나 보조자료도 준비해야 한다. 이런 교사들을 돕겠다며 천재교육이 최근 무료 온라인 강의 사이트 ‘T셀파(www.tsherpa.co.kr)’를 오픈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천재교육 최용준(67) 회장을 만나 T셀파에 대해 들어봤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천재교육 최용준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초·중·고 교사들을 위한 무료 온라인 멀티학습지원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교사들을 위한 무료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것이 의외다. 사회공헌활동의 연장선인가.

“T셀파는 초·중·고 교사용 온라인 멀티 학습지원 사이트다. 교사라면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다. 사실 학교 교사들이 먼저 ‘교과서 만드는 회사인데 이런 것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요청했다. 많이 고민했는데 교과서 검정 최다 합격, 교과서 점유율 1위(초·중·고 평균 27%), 초·중·고 참고서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판단했다. 우리부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힘을 보태는 것이 교육기업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흥미롭게 수업에 참여하고, 교사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멀티미디어 콘텐트와 다양한 수업용 보조자료를 제공하게 됐다.”

-교과서·참고서를 개발하는 회사로서 장점을 살렸을 것 같다.

“우선 교과서가 추구하는 학습 목표를 정확히 반영했다. 오랜 기간 현장 교사들과 교과서를 개발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있어 가능했다. 교과 전문성이 있다는 게 교과서 편집 능력만 말하는 게 아니다. 교육과정과 저자의 집필의도, 학습자의 수준, 수업 적응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풍부한 평가 예시자료를 제공한다. 교과서 저자를 비롯한 현장 교사들이 직접 출제한 평가문제 12만 문항(초등 3만, 중등 6만, 고교 3만 문항으로 진단평가·단원평가·수행평가·서술형평가 등으로 구성)과 천재교육의 48만 문항(초등 6만, 중등 33만5000, 고교 8만5000 문항)을 제공한다. 교과서와 연계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연간 학습지도안과 단원별·차시별 학습지도안 등 각종 자료도 있다.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 천재교육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 수업에서도 활용도가 높은가.

“우선 수업이 시작될 때 플래시나 PPT 자료로 학습 목표를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수업 중에는 교과 내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줄 수 있다. 예컨대 용어나 어구 풀이, 생소한 구절에 대한 배경 설명도 할 수 있다. EBS와 MBC의 다양한 영상을 교과 학습에 맞게 다시 편집해 수업 때 활용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날 때는 도식과 도표를 이용한 PPT 자료로 수업 내용을 정리하면 된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에 관해서도 다양한 콘텐트를 제공한다. 예컨대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소개하는 문화예술자료, 우리나라와 세계 여러 나라를 알아보는 세계기행과 역사기행, 진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인물이나 직업탐구자료 등이다. 학급 운영이나 학급 행사 때 사용할 수 있는 클립아트(시간표·달력·이름표 등)와 상급 학교 소개, 교육과 입시동향 등 정보도 있다. 다른 회사의 검정 교과서로 수업을 하더라도 교과부에서 수립한 교육과정에 의거해 교과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나름대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초·중·고교의 방대한 콘텐트 준비에 따른 개발과 운영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동안 천재가 축적해온 오프라인 학습자료와 플래시·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학습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중·고교 부분은 우선 천재교육의 교과서 중등 36종, 고교 53종을 탑재했다. 중·고교는 대부분 검정 교과서라 모든 교과서를 T셀파에 탑재하는 것은 저작권 확보 등의 문제로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개발비가 적지 않았다. 교과서와 참고서 개발 비용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T셀파를 준비하는 데 150억원 이상 투여했다. 담당 부서를 신설해 상근 인력 40명이 개발과 운영을 전담한다. T셀파의 다양한 콘텐트를 학교 현장의 교사들과 함께 만들고 관리할 계획이다. 과목별 연구진 제도를 운영해 해당 교사들이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본인뿐 아니라 주위 동료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유익한 수업자료들까지 취합해 사이트에 계속 탑재하게 된다. 교사들과 천재교육이 함께 만드는 셈이다.”

-T셀파를 활용한 향후 계획은.

“2학기부터 초등 T셀파를 전 과목으로 확대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교사·학생·학부모가 연결된 종합 교육서비스 플랫폼으로 만들 예정이다. 자료를 탑재하고 이용하는 서비스뿐 아니라 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가, 가정에서는 교사와 학생 또는 교사와 학부모가 소통할 수 있는 교육 포털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T셀파 내에 교사들에 대한 개별 서비스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트, 서비스를 추가하도록 기획하고 있다. 모바일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콘텐트 개발도 연구 중이다. 앞으로 T셀파 개발과 운영을 바탕으로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교과학습 지원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다. 이는 천재교육이 양질의 교과서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준비 중인 디지털교과서 개발에도 T셀파 개발과 운영 경험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천재교육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과용 도서 발행 기업, 교육출판 기업, 나아가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서비스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우리 회사의 사업 비전이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대학을 설립해 세계적인 디자인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바람이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디자인으로 완성되는 창의 사업에서는 디자인이 가장 큰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입학생에게 무상교육을 실시해 세계적인 명문학교로 키워 우리나라 창의 사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최용준 회장은

-서울대 사범대학 수학과 졸업

-건국대 대학원 수학과 졸업(이학석사)

-서울대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천재교육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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