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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의 시각] 성묘사 문제 없어… "한국영화 르네상스에 찬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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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는 검찰이 〈거짓말〉의 감독을 구속하고 현재 상영 중인 필름을 압수수색키로 방침을 굳힌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모처럼 한국영화와 대중 사이에 교감이 이뤄져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40%를 유지하고 있는데 고무받았던 영화계는 검찰의 '철퇴'가 영화시장을 급속 냉각시키지 않을까 우려한다.

◇양윤모(영화평론가)〓국민의 정부 들어서 문화의 분위기가 많이 열렸다. 그 결과 영화관객의 분별력도 향상돼 문화적 성숙도가 크게 높아졌다.

〈거짓말〉이 가학적.피학적 성 묘사에서는 어느 정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문제삼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동안 검열 반대 투쟁을 벌여 얻은 표현의 자유가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무섭다. 이번 조치로 영상등급위원회의 검열행위가 보수화로 기울지 않을까 두렵다.

◇신씨네(영화제작사)측〓등급위원회에서 심의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검찰에서도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을 사법처리하는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 유지나(동국대교수)〓〈거짓말〉을 두 번 봤지만 극장에 걸린 판본은 보지 못해서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 어렵다.

다만 원론적으로 음란물 여부에 대한 영화계의 반론을 충분히 들어보지도 않고 사법처리 방침을 세운 것은 문화예술상품에 대한 수사기관의 이해가 부족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책임을 물으려면 장선우.신철 등의 개인이 아니라 두 차례의 보류를 거쳐 상영을 허용한 등급위원회의 결정부터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현행범도 아닌 영화인에 대한 구속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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