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사교육, 그리고 서울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20면

예부터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면 ‘개천의 용’이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서울대 신입생 가운데 서울 출신의 40%가 강남 3구에서 공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의 명문고가 서울대 합격자를 한 명도 내놓지 못하는 일도 있다. 과연 오늘날은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 시대’일까? 22일 밤 11시15분 MBC 스페셜이 ‘개천에서 용 찾기’에 나서봤다. 생계 걱정을 하느라 사교육은 꿈도 못 꿨고, 주변의 도움 없이 학교 공부조차 맘껏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서울대에 입학한 다섯 명의 젊은 용들. 그들은 스스로가 수재 형은 아니었지만 노력만큼은 부끄럽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각도 필요하다. 용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나고 있지만 한 가지 잣대로 보고 있기 때문에 못 알아본다는 것이다. “사교육만 받은 사람은 절대로 리더가 될 수 없다. 앞으로 잘사는 사람들은 개천에서 더 많이 나올 것이다”라고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은 말한다. 2011년, 새로 쓰는 용의 공식은 과연 무엇일까.

강혜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