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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랭킹 - 이 상품] 간편가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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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이마트 여직원들로 구성된 맛평가단이 본사 ‘테이스트 키친’에서 자체 개발한 간편가정식을 시식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와 싱글족이 늘면서 개봉 후 바로 먹거나 간단히 조리해 먹는 간편가정식(Home Meal Replacement·HMR)이 인기다. 백화점·대형마트·홈쇼핑에서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 상품의 순위를 알아보는 ‘핫랭킹-이 상품’ 코너, 이번 주 살펴볼 상품은 간편가정식이다. 어떤 제품이 인기인지,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분석해봤다.

정선언 기자

1 CJ백설 순사골국물. 2 홈플러스의 양장피. 3 이마트의 의정부 부대찌개.

서울 성수동 신세계 이마트 본사 12층에는 싱크대·냉장고에 홈바까지 갖춘 공간이 있다. 마치 일반 가정의 주방과 식탁을 옮겨놓은 것 같은 이곳의 이름은 ‘테이스트 키친’. 이마트가 간편가정식을 개발하고 평가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만들었다. 매주 목요일 최병렬 이마트 대표와 임원 10여 명이 개발 중인 간편가정식을 점심으로 먹는 곳이기도 하다. 간편가정식 개발·판매를 전담하는 팀도 따로 있다. 식품회사에서 상품을 개발하던 요리사·영양사 등이 대거 포진해 있다. 최근 3개월간의 이마트 간편가정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었다. 같은 시기 롯데마트는 80% 매출이 늘었다. 각 업체들은 커지는 시장을 잡기 위해 앞다퉈 간편가정식 전문매장을 신설하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지난해 1월 서울역점을 시작으로 7개 점포에 전용 매장을 열었다.

 중앙일보가 업체들과 공동으로 간편가정식 랭킹을 집계해본 결과 대형마트에선 식사용 메뉴가 많이 팔렸다. 이마트에선 부대찌개가, 홈플러스에선 사골곰탕과 갈비찜, 롯데마트에선 삼계탕과 사골국물이 상위를 기록했다. 전통적인 인기 제품이다. 최근엔 메뉴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마트의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홈플러스의 양장피 등은 과거엔 볼 수 없었던 ‘고급 메뉴’다. 200여 종류의 자체 브랜드 제품을 내놓은 이마트의 경우 베트남식 쌀국수·라자니아에서 인도식 빵 ‘난’까지 없는 게 없다. 기능성 간편가정식도 출시됐다. 홈플러스가 최근 내놓은 ‘숀리의 건강 간편식’은 다이어트 제품을 표방했다. 닭 가슴살을 주재료로 만들어 300g 한 팩의 열량이 50㎉ 수준이다.

 최근에는 고물가 때문에 홈쇼핑의 간편가정식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GS샵의 경우 올해 들어 간편가정식 편성을 20% 이상 늘렸다. 시간당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까닭이다. GS샵 식품담당 김기현 MD는 “묶음 포장이 양이 많아 그동안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려왔다. 하지만 물가가 급등하면서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부각돼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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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쇼핑 매출 1위 제품을 보면 주원 안심오리 훈제세트·홍진경 더만두·크라제 스테이크 등이다.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상품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이색 제품들도 속속 방송을 타고 있다. CJ오쇼핑에서는 올여름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냉면을 출시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검정콩·흑미·검정깨 등 3대 블랙푸드를 원료로 한 100% 국내산 미숫가루를 판매 중이다.

 백화점에서는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RTE(Ready To Eat), 제품이 많이 팔린다. 샌드위치·주먹밥·샐러드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나 홈쇼핑에서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는 RTH(Ready To Heat), 간단히 조리해 먹는 RTC(Ready To Cook) 제품이 주를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백화점 측도 델리 코너를 강화하고 중식·일식 등 다양한 완전 조리식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엔 웰빙·슬로 푸드 인기를 등에 업고 한식이 잘 팔린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느림보네찬장·전주비빔밥 등 한식 전문 브랜드가 입점해 버섯잡채(100g, 1000원)·묵은지찜(100g, 1000원) 등을 반조리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도 조선미가 묵밥(1인분, 5500원)·맑을담 도시락(1인분, 1만300원) 등 한식 메뉴가 인기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점에 유럽식 디저트 델리존을 신설하고 일본식 도시락 전문점, 쌀기름에 튀긴 일본 과자 ‘만주’ 전문점을 입점시키는 등 다양한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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