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메탈 〈Heavy Metal: F.A.K.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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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메탈〉은 77년 성인 SF 팬터지를 지향하며 발간돼 지금도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 20만명이 넘는 고정독자를 갖고 있는 만화잡지의 이름이기도 하다.
'만화는 어린애들이나 보는 것' 이라는 당시의 고정관념을 뒤엎는 이 잡지는 사실적인 성적 묘사와 현대 과학의 비인간성을 비판하는 내용을 그리며 성인 독자층을 끌어 들였다.

애니메이션 〈헤비메탈〉은 이 잡지의 인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81년 제작된 극장용 '헤비메탈1' (Heavy Meta:The Mov
ie)은 미국 내에서 6백여개 스크린에 개봉돼 2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이를 발판으로 99년 '헤비메탈2' 가 만들어 졌다.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영화는 최근에 제작된 '헤비메탈2' 로 일명 하드코어 SF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된다.

아주 먼 미래를 배경으로 생명수를 차지하기 위한 광기의 인간과 이에 맞서 싸우는 여전사의 싸움이 그 내용. 이야기가 매우 단순한 대신에 폭력과 섹스, 그리고 미래 공간에 대한 기괴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영상에 머신헤드.판테라.바우하우스 등 록그룹 뮤지션들이 만들어낸 강렬한 사운드를 입혔다.

팬트하우스지 모델인 줄리 스트레인이 주인공 여전사 줄리의 캐릭터 모델을 했을 뿐 아니라 목소리 더빙까지 맡아 화제를 낳았다.
생생한 비디오 게임을 방불케 하는 우주선의 격전 장면, 실오라기 같은 옷을 걸친 채 강력한 화력의 무기로 중무장한 줄리의 관능적인 몸매와 표정이 시각적인 자극을 제공한다.

하지만 성인용 자극을 내세우면서도 '극장용' 을 의식한 탓인지 오히려 스토리로나 영상으로 강렬한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흠.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와 강렬한 록 음악이 그림과 자연스럽게 맞물리지 않는 것도 아쉽다.

〈블루시걸〉(94년) 〈누들누드〉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98년) 등만이 소개돼 아직은 미약한 성인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이 영화가 성인 관객층을 얼마나 끌어들일지 주목된다.
미셸 르미르.마이클 콜드웨이 감독.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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