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학생 때 엉덩이 땀 흡수 특허 … 그게 미혼모 일자리 만들 밑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현재 대학 3학년을 마치고 휴학 중. 졸업하기 전에 창업을 하고자 휴학을 했다. 창업 밑천은 중학교 때 얻은 발명 특허.

 신이슬(22·성균관대 노어노문과·사진)씨 얘기다. 그는 이달 19일 수료식을 한, ‘성균관대·경기도·삼성(SGS)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 과정’ 1기 수료생 33명 중 한 명이다. 창업 아이디어가 돋보여 삼성그룹이 수료생 가운데 10명에게 주는 창업 자금 5000만원 저금리 융자 혜택도 받게 됐다.

 그는 처음엔 외부에 생산 위탁을 하고 마케팅과 판매만 하다가 1년쯤 뒤 자리가 잡혀 생산까지 직접 하게 될 때엔 생산직으로 미혼모를 채용할 계획이다.

 신씨가 창업에 활용할 특허는 습기를 흡수하는 특수 막이다. “중학교 때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으려니 엉덩이에 땀띠가 나더군요. 그 불편함을 없애려고 발명을 했습니다.”

 책과 인터넷을 뒤져 정보를 찾고, 개인 사업가인 아버지의 도움도 얻어서는 결국 특허를 받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땀을 빨아들이는 신발 깔창과 이부자리용 시트 등을 만들어 파는 것이 그의 창업 아이템이다.

 “아버지께서 늘 ‘대학 때 최대한 많은 걸 해보라’고 하셔서 창업을 결심하고 휴학을 했습니다. 잘못하면 망할 수도 있지만 큰 경험이 되지 않겠어요. 실패 요인을 분석하면서 기업가로서 더 나은 자질을 갖출 수 있을 거고요.”

 재무·회계·마케팅 같은 기업 운영에 필요한 지식은 올 초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3개월 과정의 SGS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서 쌓았다. SGS 아카데미는 창업을 해 소외계층에 일자리를 줄 계획을 가진 이들에게 성균관대 교수들이 무료로 경영 지식을 가르쳐 주는 과정이다.

 사회적 기업을 세우려는 이유는 “보통의 기업을 만들면 규모 키우기에만 급급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기업가로서 사회에 기여한다는 소중한 가치에 소홀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채용 대상으로 미혼모를 택한 것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일자리가 필요한 계층인데도 따가운 시선 때문에 취업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그래서 미혼모를 채용할 생각을 하게 됐다. 이들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가꾸겠다”고 말했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창업을 한 뒤 정상 궤도에 오르면 복학을 해 학업과 기업 운영을 겸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혹시 세운 기업이 잘 굴러가지 않더라도 취직을 하기보다는 다른 기업을 다시 만들어 도전하겠다고 했다.

 “취직해서 시키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내 스스로 할 일을 찾아 창업을 하는 게 훨씬 구미가 당깁니다. 사업가인 아버지 체질을 물려받았나 봐요.”

 신씨가 수료한 SGS 아카데미 2기는 오는 7월 개강한다. 성균관대와 경기도·삼성은 5월께 아카데미 홈페이지(www.sgsacademy.org)를 통해 2기 수강생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창업과 사회적 기업 운영 계획 등을 살펴 수강생을 최종 선발한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