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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주말 친구 결혼식, 연예인처럼 입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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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요즘 연예인들의 하객 패션은 ‘제2의 레드카펫’이다. 장동건·고소영, 이천희·전혜진, 정준호·이하정 등 스타 커플의 결혼식이 잇따르면서 연예인 하객들의 옷차림이 화제가 된 것. 식장에 들어가는 스타들의 사진 촬영은 기본, 아예 포즈까지 제대로 취해 주는 광경이 펼쳐진다. 당연히 그들이 입은 옷과 브랜드가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베스트·워스트 드레서까지 순식간에 선정된다. 이런 ‘하객 패션’에 특히 관심이 높은 것은 대중과의 거리감이 덜하기 때문. 스타들의 전유물인 파티나 시상식과 달리 결혼식은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행사라서다. 또 진짜 레드카펫과 달리 그들의 스타일을 누구나 따라해볼 수 있다. ‘제2의 레드 카펫’에서 배울 만한 포인트를 짚어봤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 촬영협조: 셀린느·타임·마인·랑방컬렉션·타임옴므(의상·가방), 헬레나앤크리스티·세라·벨루티(구두)·프란시스케이(액세서리), 모델: 한윤이·유지나(DCM), 헤어&메이크업: 라인헤어

로맨틱 느낌 벗어난 와이드 팬츠·턱시도 재킷

1 부부·연인끼리 결혼식에 갈 땐 색깔을 맞춰 커플룩을 연출할 수 있다. 여자의 액세서리와 남자의 셔츠·타이 컬러를 통일시키면 무난하다. 2 검정 원피스를 고를 땐 소매가 없거나 목이 파인 디자인을 골라야 조문 차림처럼 보이지 않는다. 3 재킷과 바지를 입을 땐 색깔은 옅은 분홍·베이지 등을 택하면 부드럽게 보인다. 4 금기의 흰색도 검정색과 짝지으면 그리 튀어보이지 않는다. 가방·구두는 원색을 택해 포인트로 삼을 것.


“결혼식 가냐?” 스커트나 원피스 등을 차려 입었을 때 흔히 듣는 말이다. 모두 단정하면서도 여성스러운 하객 패션의 전형. 하지만 연예인들은 결혼식 복장에서도 한 끗을 달리한다. 패션컨설팅업체 PFIN의 이수미 큐레이터는 “결혼식장에서 로맨틱하고 화사한 분위기로 입는 일반인에 비해 스타들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을 살린다”고 말했다. 주름·리본 장식 등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옷은 의외로 드물다는 얘기다.

배우 김민희, 가수 이효리의 옷차림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최근 참석한 결혼식에서 치마 대신 올봄 유행하는 와이드 팬츠를 택했다. 위에는 장식 없는 셔츠형 블라우스로 멋을 냈다. 특히 이효리는 평소 화려한 옷을 즐기지만 하객임을 고려해 하늘색-베이지로 수수하게 고르는 감각을 보였다. 배우 신민아도 하객 패션으로 색다른 아이템을 골랐다. 최근 1~2년 사이 필수 아이템이 된 턱시도 재킷을 골라 여성스러움을 탈피했고, 재킷 아래엔 허벅지가 드러나는 쇼트팬츠로 특유의 발랄함을 더했다. 이때 입은 짙은 살구빛 재킷은 ‘신민아 재킷’으로 비슷한 디자인이 시중에 쏟아졌다.

최혜련 스타일리스트는 “하객 패션으로 각진 재킷이나 바지를 입으면 모두 전문직 여성 혹은 도시적인 느낌을 준다”며 “하지만 쇼트팬츠는 다리가 웬만큼 가늘지 않다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금기의 흰색, 답답한 검은색도 입기 나름

하객 패션에서 흰색은 금기나 다름없다. ‘순백의 신부’를 배려해서다. 대신 하객은 옅은 분홍·파랑·아이보리·베이지 등 밝은 컬러를 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스타들의 하객 패션에선 흰색이 종종 눈에 띈다. 배우 김희선·한가인·김효진 등이 최근 결혼식에서 잇따라 흰색 블라우스를 입었다. 이에 대해 최 스타일리스트는 “흰색도 입기 나름”이라며 “전체적으로 입으면 문제지만 강렬한 색깔의 다른 옷과 짝지으면 흰색이 오히려 튀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김희선과 한가인도 각각 검정색 치마와 바지를 입어 흑백의 대조를 보여줬다. 흰색에 가까운 아이보리색 치마를 입었던 배우 김남주가 파란색의 블라우스를 짝지은 것도 비슷한 스타일링의 예.

또 옷 전체를 검은색으로 빼 입을 땐 답답해 보이지 않는 센스를 보여준다. 조문 차림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소매가 없거나 목이 파이거나 길이가 짧은 디자인을 고르기 때문. 이에 대해 서정은 스타일리스트는 “검은색 옷만 입을 때는 가죽·새틴처럼 광택이 살짝 들어간 소재를 고른다거나 구두·가방 등을 최대한 화사한 제품으로 짝짓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구두는 앞이 트인 샌들로 고르면 칙칙한 느낌을 덜 수 있다.

연인·부부라면 은근한 색깔 맞춤

부부·연인이 함께 올 땐 커플룩을 보여주는 것도 연예인 하객 패션의 특징이다. 포인트는 각각의 옷에서 색깔을 맞추는 것. 김승우·김남주 부부는 부인의 파란색 블라우스에 맞춰 남편도 하늘색 재킷과 파란 바지를 입었고, 김태욱·채시라 부부는 채씨의 치마와 김씨의 타이를 오렌지색으로 통일시켰다. 유지태·김효진 커플은 아예 결혼식 때마다 ‘블랙앤드화이트’로 맞춰 입는 하객 패션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같은 색 옷을 입기가 부담스러울 땐 액세서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게 박만현 스타일리스트의 설명. 남자의 바지 색깔에 맞춰 여자의 신발을 고른다거나, 여자의 원피스에 남자의 타이를 짝짓는 식이다. 이때 통일시키는 색깔은 가능한 화려해야 ‘커플룩’이라는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스타 하객 패션에 눈독 들이는 이유

초미니 검정원피스로 ‘베스트 드레서’에 꼽힌 배우 김태희(왼쪽). 장동건·고소영 커플 결혼식에서 입은 살구색 턱시도 재킷으로 화제가 됐던 배우 신민아.

연예인이라도 지인의 결혼식 참석은 어디까지나 사적인 활동. 하지만 요즘은 시상식·패션쇼 때처럼 옷차림에 공을 들인다. 점점 스타들의 ‘스타일 각축전’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박만현 스타일리스트는 “어디서든 카메라가 비추면 옷차림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게 스타들”이라면서 “예전엔 대충 입고 오던 이들도 이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예 하객 패션으로 패셔니스타(패션을 선도하는 인물) 대열에 끼는 경우도 있다. 한때 각종 시상식에서 워스트 드레서로 꼽혔던 배우 김태희가 정준호·이하정 커플 결혼식장에서 초미니 검정 원피스를 입어 ‘베스트 드레서’에 오른 것이 좋은 예다.

이에 맞춰 브랜드들도 하객 패션을 자연스러운 홍보 기회로 삼고 있다. 디자이너들이 레드 카펫에서 이름을 알리는 것과 비슷하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하객 패션으로 톡톡히 덕을 본 케이스. 신민아·손태영·하지원 등이 결혼식 때 입은 옷들이 결혼식 직후 모두 팔려나갔다. 셀린느 측은 “브랜드를 잘 몰랐던 이들도 매장을 찾게 되면서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배우 정준호씨의 결혼식을 앞두고도 명품 브랜드의 ‘협찬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 명품 브랜드 관계자는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인 연예인의 스타일리스트가 여러 브랜드에서 물건을 받아온 뒤 마지막 순간에 의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남자배우에게 옷을 보내면서 연예인 부인의 옷까지 함께 보냈지만 결국 ‘간택’받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일부 브랜드에선 누가 무슨 옷을 입는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거기에 맞춰 가방·구두 등을 제안하는 전략을 펴기도 한다.

하객 패션만큼은 협찬을 받고도 숨기는 연예인이 많다. 자기 옷을 입은 ‘진짜 스타의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을 실망시킬 수 있기 때문. 그래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브랜드로 빼입으면 혹시 ‘협찬 오해’를 받을까 봐 일부러 여러 브랜드를 섞어 입는 이들도 있다”고 브랜드 담당자들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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