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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알레르기 치료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9면

이남훈 한의원 원장

감기약 달고 사는 아이 알레르기 의심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인간의 질병양상도 달라져간다. 얼마 전 뉴스에서 아토피로 피부과를 방문한 초진환자에 대한 통계를 보니 소아보다 성인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환경문제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이제는 아토피가 특수한 경우의 문제를 넘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감기를 달고 사는 아이를 많이 만난다. 감기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낫는다(일반적으로 2주 이내에 낫는다). 그런데 한 달 이상 기침을 하거나 콧물을 흘리는 아이가 감기약을 계속 복용하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한 번쯤 알레르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발인자는 다양하다. 먼지, 꽃가루, 진드기, 동물의 털, 복숭아 같은 과일이나 생선, 우유,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음식물, 찬바람만 쐬면 기침을 하거나 콧물이 나고 두드러기가 나는 사람, 심지어는 햇빛을 보면 재채기가 나거나 피부가 가려운 사람도 있고,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요인 때문인 경우도 있고, 뚜렷한 유발 인자를 모르는 경우도 흔하다.

 알레르기는 알다시피 면역과 관련된 병이다. 다시 말하면 인체내외부의 환경변화나 자극에 대한 적응력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환절기만 되면 각종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기후변화가 심해지는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약해진 인체의 적응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올바른 치료법이며 관리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지금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편하고 빠른 치료법 글쎄?

콧물이 나면 콧물을 멎게 하는 약을 먹고, 기침을 하면 기침약, 아프면 진통제,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심한 증세를 보이면 스테로이드 같은 강력한 소염진통제를 쓴다. 당장은 조금 편해질지 모르지만, 이런 면역억제제를 사용한 대증요법들은 면역력을 약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면역혁명’의 저자인 아보 도오루(일본 니가타의대 대학원 면역학 교수)는 지금과 같은 현대의학의 치료방식으로는 대부분의 난치성 질병을 정복할 수 없으며, 아토피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할수록 병이 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점점 더 줄어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투여한 환자들이 어떤 약에도 듣지 않는 슈퍼 내성균에 감염되었다는 뉴스를 듣지 않았는가.

 비염으로 인한 콧물, 재채기, 코 막힘과 아토피로 피부에 발진이 돋고 가려워서 긁게 되는 증상들은, 고통스럽고 불편하기는 하지만 사실은 인체 스스로 몸 속의 나쁜 것들을 배출하고 자신을 보호하려는 면역반응일 수도 있다. 그런데 서양의학의 대증치료라는 것은 이러한 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억제해서 증상을 줄여주는 것이므로 당장은 증상이 가라앉아서 편해 보일지 모르지만 스스로의 면역체계는 오히려 교란되고 약해진다.

 편하고 빠른 것만 찾다 보니 우리는 알게 모르게 대증적인 치료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병은 낫지 않고 더 자주 재발하고 증세는 점차 심해져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기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비염이 자주 재발하다 보면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장기간 항생제를 쓰게 된다. 심한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하는데, 비염이 몇 차례 발생하다 보면 합병증도 쉽게 재발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된다. 또다시 수술을 하고 항생제를 쓴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항력부터 길러라”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사람도 건강해서 저항력이 강할 때에는 환절기가 되어도 증상이 잘 생기지 않다가, 몸이 허약해지고 저항력이 약해지면 조금만 기온차이가 심해지면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

 만성적인 비염, 기관지염, 천식 등과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은 모두 폐의 기능이 허약해서 생긴다. 비염이라고 코만 치료하거나 아토피를 피부만 치료한다면 원인치료는 어렵다. 결국 약해진 폐의 기능을 보강해서 폐가 튼튼해져야 코도 좋아지고 피부도 좋아진다.

 알레르기 질환의 올바른 치료방법은 증상을 치료하면서 면역력을 손상시키지 않아야 하고, 근본적으로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법이다.

 한약은 자연에서 나는 천연물이며 수천 년간의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자연요법으로서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한방치료의 원리는 허약해진 생리기능을 보강시켜서 자연치유력을 높여서 스스로 병을 이겨내도록 만들어준다.

 따라서 한방치료는 증상만 가라앉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면역력을 강화시켜줄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에 가장 알맞은 치료법이다

이남훈 원장 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침구과 전문의과정
청주의료원 한방과장
천안 충무한방병원 병원장
이남훈한의원 원장(현)

이남훈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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