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수요 흡수할 고급 주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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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34위의 삼부토건과 35위의 동양건설산업을 추락하게 한 헌인마을 사업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번지 일대 13만2379㎡에 한 채에 30억원 이상의 고급 단독·연립주택(3층 이하) 26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사업규모만 1조5000억원의 초대형 민간도시 도시개발사업이다. 강남·서초 일대에 유일하게 남은 미개발 땅인데다 대모산과 인능산 등에 둘러 싸여 있어 쾌적하며 교통 여건도 좋아 고급주거 개발 지역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 지역은 사실 1963년 정부 시책에 따라 나환자촌으로 조성된 곳이다. 1990년대 이후 나환자들이 거의 사라지면서 영세한 가구단지와 무허가 판자촌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면서 방치됐었다. 자연녹지지역으로 개발 계획이 금지됐던 이곳은 지난 2003년 1, 2종 전용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서 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2003년부터 본격 개발 추진

지역 재개발 추진위가 만들어지고 2006년 지주를 중심으로 한 시행사 아르웬과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이 사업 시행을 위해 ‘우리강남 PFV`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세우면서 사업추진이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쉽지 않았다.

더 비싸게 팔고 싶어 하는 지주들로 인해 토지 매입은 지연됐고 사업 계획은 아파트를 지으려던 계획에서 단독주택 단지로 변경됐다.

결국 지난해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헌인마을 개발계획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7층 아파트로 지으려고 했던 계획은 3층이하 단독·연립주택으로 제한됐고, 가구수도 계획보다 100가구 이상 줄였다. 이후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헌인마을도시개발조합은 지난 3월 사업 실시계획인가를 서울시에 접수했고 오는 5~6월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 걸림돌이 많다. 무엇보다 아직 전체 사업부지 중 30% 정도 땅을 아직 매입하지 못했다. 5년전 만해도 3.3㎡당 800만원도 안되던 땅이 현재는 두배인 1500만원까지 오른게 문제다. 실시계획인가가 나더라도 최종 건축허가를 받으려면 나머지 땅을 모두 매입해야 하는데 너무 올라버린 땅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부토건 기획실 조성하 상무는 “사업 시작한지 5년 넘었는데 아직 토지매입도 다 안됐고 인허가도 안났는 데 벌써 금융비용만 수십억원 나갔다”며 “우리 입장에선 실패한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러니 헌인마을 사업이 앞으로 좌초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헌인마을도시개발조합 관계자는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건설사 경영난으로 또 사업이 위기에 빠질 것같아 당혹스럽다”며 “사업이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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