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칼리시모 감독 해임된 진짜 이유

중앙일보

입력

P.J. 칼리시모가 해임된 진짜 이유는 ?

비록 러트렐 스프리웰의 "목조르기" 사건이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군단'의 해체에 있어 직접적인 이유가 되긴 했지만 이는 지난주 월요일 (미국시간) 칼리시모가 해임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또한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으로 인한 팀의 부진도 이유는 아니었다. (사실 팀의 주축이 될 것이라 예상했던 에릭 댐피어는 계약 이후 왼쪽 무릎 수술로 아직 한경기도 출전치 못하고 있다. 그를 대신해 저니맨 토니 파머가 주전 센터로 출전해 골밑을 상대팀 센터들의 놀이터로 만들어져 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전체적인 팀 운영을 엉망으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던 넬슨 감독도 스프리웰의 '엉뚱한' 행동에 기가 막혀 사퇴를 표했지만 그가 꾸준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드래프트와 트레이드가 계속되어도 팀엔 꾸준히 제몫을 해줫던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칼리시모는 1997년 드래프트가 시행되기 20일전엔 6월 5일날 고용되었다. 그 해 드래프트에서 그는 아도날 포일을 8위로 지명했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인상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3~4년전 스프리웰이 지명될 당시에도 사람들은 인상을 썼다. 심지어는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할 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2년 뒤 올스타 게임에 출전했다. 포일도 혹시나 그렇게 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지만 그렇진 않았다. 운은 언제나 따라주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다음 9위 지명권으로 터론토 랩터스는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를 지명했다. 워리어스는 당시 피벗 플레이어를 절실히 찾았지만 이들은 1984년 포틀랜드가 마이클 조던을 제치고 센터 샘 보위를 지명했을 때 만큼 어설픈 지명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센터를 찾고 싶었다면 켈빈 케이토를 지명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그는 휴스턴 라키츠에서 '제2의 하킴 올라주원'대우를 받으며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모리스 트레일러, 크리스 엔스티등도 있었다.

다음해에도 그의 판단 미스는 계속되었다. 이들은 빈스 카터를 지명했다. 그러나 곧장 터론토 랩터스의 앤트완 제이미슨과 트레이드했다. 당시엔 대학 시절 좀 더 주목받았던, 그리고 골밑에서 좀 더 나은 움직임을 보여줬던 제이미슨이 더 팀에 도움을 줄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었다.

카터는 지난 시즌 이후 '올해의 신인'상을 탔다. 제이미슨은 시즌 후반기 들어서 비로소 빛을 발휘했지만 팀을 구해줄만한 인물은 되지 못했다.

올해는 어떤가 ?

이들은 전체 10위 지명권, 듀웨인 퍼렐, 빔보 코울스를 애틀랜타로 트레이드하고 무키 블레이락과 전체 21위 지명권을 받아들였다. '뜨는 별'이라는 칭호를 단 PG 제이슨 테리는 혹스의 백업 가드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반면 블레이락은 부상과 함께 '지는 별' 신세가 되었다.

그의 야투율은 35%이하로 떨어졌으며 그의 수비는 더 이상 앨런 아이버슨, 스테판 마베리등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야투율은 리그 27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2년반동안 칼리시모와 현 감독이자 제너럴 매니저인 올리버 세인트진이 이룬 업적을 살펴본다면 우선 제이슨 케피를 영입하고 2개의 2라운드 지명권과 에릭 뎀피어를 영입하면서 크리스 멀린을 트레이드한 거래가 있다. 또한 스프리웰을 트레이드하고 잔 스탁스와 크리스 밀스, 테리 커밍스를 뉴욕으로부터 받아들였다.

뉴욕에서 온 3인방은 지난 시즌 워리어스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로 꼽혔으나 이들은 이미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우유와도 같다.

워리어스나 LA 클리퍼스나 계속되는 부진의 이유는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판단 미스에 있었다. 선수 구성 자체가 잘못되어 있으니 성적이 안날 수 밖에. 거기에 터져나온 부상과 감독-선수간의 마찰은 팀 성적이 떨어질래야 안떨어질 수 없게 만든 이유였다.

다행히 클리퍼스는 라마 오덤을 잡아 미래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먼 얘기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워리어스는 어떨까 ? 일단 칼리시모 감독은 편안한 밀레니엄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시즌 리바운드 1위와 필드골 성공률 29위라는 업적을(?) 동시에 달성했던 워리어스는 올시즌 다니엘 마샬, 크리스 밀스, 제이슨 캐피, 에릭 댐피어의 부상으로 골밑에서 전혀 빛을 못내주고 있다. 전문가들이 20점,10리바운드는 충분히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했던 '돌아온 33번' - 그는 지난 시즌 퍼렐이 33번을 단 관계로 7번을 달아야 했다- 제이미슨 마저 제몫을 못해주고 있다.

시즌중 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기전에 세인트 진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꾀해야 할 것이다. 몇 해전 쌔크라멘토 킹스에서 감독 시절을 맡았을 때 처럼 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