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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질주!IT혁명] 4. 사이버 트레이더의 하루

중앙일보

입력

2001년 6월. '사이버 트레이더' (가상공간의 주식거래자)김모씨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24시간 금융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컴퓨터를 켠다.

밤 사이 뉴욕증시에서 자동매매시스템으로 거래한 자신의 종목이 어느 정도 수익을 올렸는지 확인하고 각 언론사와 증권사로부터 들어온 이메일에서 경제.증권관련 뉴스와 자료를 일일이 살펴보기 위해서다.

아침식사를 할 때도 인터넷 TV의 증권거래 전용채널을 켜놓고 리모컨 키보드로 시급한 매매주문을 해결한다. 회사로 출근할 때는 최신형 이동통신 거래단말기가 편리하다.

본체는 주머니에 넣어두고 안경의 한쪽 렌즈에서 펼쳐지는 초대형 가상화면을 통해 주식의 등락을 살펴볼 수 있다.

회사에 도착하면 금융 포털사이트에 들어가 증권.은행.보험을 포괄하는 금융종합상품의 통합계좌를 열어 놓는다. 실시간 거래에 필요한 자금을 이체하고 수익을 챙겨 자신의 계좌에 넣는 재미가 여간 아니다.

회사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자동거래시스템으로 개인 프로그램 매매를 작동시켜 놓고 시급한 상황을 알리는 경보음에만 단말기를 들여다 보면 된다.

퇴근 길에는 모처럼 만나기로 한 사이버 트레이더 동호회에 참가한다. PC방을 개조한 이 곳에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야기를 나누고 특별 초빙한 사이버 컨설턴트와 토론도 할 수 있다.

퇴근길.저녁식사 모두 아침의 반복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해외증시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종목과 설정프로그램을 변경하면 24시간 거래의 절반인 '나이트 트레이딩' (심야 주식거래)이 시작되는 것이다.

◇ 가상은 현실로〓김모씨 같은 사이버 트레이더를 잡기 위한 증권사의 경쟁은 벌써 시작됐다. 현대증권은 사이버 거래의 중요성을 인식, 올해 국내 최대규모의 사이버전문 증권사를 자회사로 발족시킨다는 계획이다.

굿모닝증권은 인터넷.이동통신단말기.전화 등 모든 온라인 거래를 통합하는 '굿아이(good-i)' 를 출범, 고유 브랜드로 개발하면서 새로운 상품가치를 창출할 예정이다. 또 미국 최고의 사이버 증권사인 찰스쉬압 등이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이버 주식거래가 단순한 양적 팽창에 그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의 종목선택과 투자결정에 전문가적 조언을 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 컨설팅과 종합금융상품관리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증권 김영철 사이버추진팀장은 "이제 온라인을 통해 자신만의 전문투자자문을 받고 거래를 하는 고객층이 별도로 형성될 것" 이라며 "이 추세에 걸맞는 시스템 구축과 콘텐츠를 개발이 급선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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