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쿄 `인터넷 밸리' 급성장

중앙일보

입력

도쿄(東京)판 실리콘 밸리가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 벤처기업들의 무대인 도쿄 시부야(涉谷)구는 인터넷 기업 등 새로운 첨단 기업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연일 발디딜틈 없이 북적거리고 있다.

미국 실리콘 밸리와 `모진 계곡''을 의미하는 `시부야''의 한자 의미를 따 일명 `비트 밸리(Bit Valley)''로 불리는 이 지역은 불과 1년이 안됐지만 이미 일본 벤처기업들의 메카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비트 밸리에 입주한 벤처기업의 중역, 창업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의 모임인 비트 밸리 협회는 단 3명으로 출발했으나 회원 수가 지난해 11월 말 현재 이미 3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비트 밸리의 성공은 2일 시부야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매달 한 번 열리는 이 파티에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를 비롯, 무려 1천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해 서로 명함을 주고 받으며 향후 사업방향을 논의했다.

이 파티의 기획자인 미야기 하루오는 ''인터넷 사업이 초고속성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디지털 업계의 중역들은 상호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하룻밤을 보내면서 새로운 사업구상을 얻기 위해 파티에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이 파티장에서 단연 인기를 끌었던 인물은 오제키 시게오(25).

벤처기업의 중역들이 자문을 구하기 위해 그에게 몰려든 것은 물론 벤처기업 자금지원 회사와 투자은행 간부들, 미래의 투자가들도 그가 지난해 8월 만든 인터넷 서비스 회사 Axiv.com의 성장 가능성과 투자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그를 찾았다.

시게오는 동료 3명과 함께 불과 140만엔의 창업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후 이번과 같은 파티장에서 자신의 회사에 투자할 투자자들을 구해 사업을 꾸준히 키워 나가고 있다.

시게오처럼 첨단 벤처기업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은 오늘도 이런 모임들을 통해 비트 밸리로 계속 몰려들고 있다.

여기에 유망 신생 벤처기업에 자금을 집중 지원하는 단체까지 생겨나 비트 밸리의 전망을 더욱 밝게하고 있다.

후지쓰(富士通) 연구소의 도시계획 연구원 유카와 코우는 ''인터넷 벤처기업들은 빠른 성장을 위해 단합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시부야와 같은 특정 장소로 몰려드는 것은 당연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비트 밸리가 공개적으로 인적 자원과 자본 등을 집중 유치하면서 성장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