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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이번엔 교수가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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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남표 총장(오른쪽)이 10일 밤 KAIST 본관 앞에서 자살한 학생들을 위한 추모 행사를 찾아가 학생들과 악수하고 있다. [대전=김성태 프리랜서]

학생 4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11일과 12일 전면 휴강하고 교수와 학생들끼리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축제 기간에도 오후에는 수업을 하던 KAIST가 이처럼 이틀에 걸쳐 전면 휴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10일에는 KAIST 교수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또 충격을 주었다.

 사제 간 토론회의 주제는 ‘즐거운 대학생’이다. KAIST는 학교생활이 적극적이지 않았던 학생을 토론의 중심으로 참여시키기로 했다.

 12일 오후 7시에는 서남표 총장과 학생 간 간담회가 한 차례 더 열린다. 15일에는 긴급 임시이사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서 총장의 거취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지만 여론에 따라 논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AIST 이사회는 오명 이사장과 김영길 한동대 총장(대교협 회장), 이경숙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16명으로 구성됐다.

 서 총장은 18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 대책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7일부터 한 포털 사이트에서 서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까지 8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했다. KAIST의 ‘징벌적 수업료’와 함께 100% 영어강의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대학 수리과학과 한상근 교수가 “앞으로 모든 강의를 우리 말로 하려 한다”고 밝혔다.

◆KAIST 교수도 자살=10일 오후 4시쯤 대전시 유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박모(54·생명과학과) KAIST 교수가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애들을 잘 부탁한다.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남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에는 최근 잇따라 자살한 KAIST 학생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박 교수는 최근 종합감사 결과 교과부로부터 연구인건비 등과 관련한 징계 및 고발 방침을 전해 듣고 고민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전=김방현·신진호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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