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교체 양동현, 허리 통증 싹 날린 동점골

중앙일보

입력

'아픈' 양동현(25)이 FC서울을 또 울게 만들었다.

양동현은 10일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1 K-리그 5라운드에서 서울을 상대로 시즌 2호골을 뽑았다. 후반 28분 0-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넣은 동점골이었다. 양동현은 교체투입된지 2분 만에 득점을 올려 안익수 부산 감독을 웃게 했다. FC서울은 지긋지긋한 부산 징크스에 또 고개를 떨어뜨려야 했다. 서울은 2006년 10월 이후 부산 원정에서 5무 3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동현의 몸상태는 좋지 않았다. 그는 "성남전 이후 허리 통증이 심해져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안 감독도 양동현의 말을 듣고 선발 명단에서 뺐다. 그러나 부산은 전반 36분에 서울의 고요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쫓겨갔다. 고요한은 혼전 중 뒤로 흐른 공을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았다. 안 감독은 후반 19분 최광희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리고 6분 뒤에는 양동현까지 투입했다.

안 감독은 "동현이가 20분 정도 출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부담되지 않는 시간에 교체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양동현은 안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광희가 오른쪽 측면 돌파 후 양동현에게 패스를 내줬다. 양동현은 침착하게 공을 잡은 뒤 아크 정면으로 공을 몰았다. 그리고 반박자 빠른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공은 서울의 골키퍼 김용대가 막을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양동현은 "맞는 순간 통쾌해 골이라는 느낌이 왔다"고 골 장면을 떠올렸다.

2010시즌 양동현은 슬럼프에 허덕였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그는 27경기에 나와 1골 4도움에 그쳤다. 경기가 끝나고 전화로 만난 양동현은 지난 시즌 이야기가 나오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준비가 부족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힘들어 축구를 그만둘 생각도 했다"며 말했다. 그러나 올 시즌 안익수 감독을 만나며 달라졌다. 안 감독은 양동현에게 많은 주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컨디션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양동현은 "감독님이 믿어주는 게 느껴진다. 자신감도 되찾았다"며 "올 시즌은 꼭 리그에서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은 대전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둬 선두를 지켰다. 울산은 울산 문수 경기장에서 강원을 1-0으로 꺾었다. 수비수 이재성이 후반 48분에 극적인 결승골을 뽑았다. 전남과 성남, 전북과 수원은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