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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백두산 호랑이, 내년에 복제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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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에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 민족의 `영물'' 백두산호랑이가 복제돼 태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초로 체세포 복제로 복제 젖소 `영롱이''와 복제 한우 `진이''를 탄생시킨 서울대 수의과대학 황우석(黃禹錫) 교수는 멸종위기에 놓인 백두산호랑이를 체세포 복제방식으로 복제해 내년중으로 태어나도록 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황 교수는 이를 위해 용인 에버랜드에서 사육되고 있는 백두산호랑이의 체세포를 채취, 체세포 배양과 복제를 위한 전처리, 수정 및 발생, 자궁이식 등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대리모 이식 전단계인 배반포단계까지 연구를 마친 상태다.

황 교수는 ''소의 난자와 호랑이 체세포를 결합시킨 복제 호랑이 태아세포를 내년 4월께 호랑이 대리모에 이식할 예정''이라며 ''6개월여의 임신기간을 거쳐 내년 말께 복제 백두산호랑이가 태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두산호랑이는 학문적으로 시베리아호랑이나 동북아시아호랑이로 불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한국호랑이 또는 백두산호랑이로 불리며 국내에서는 1922년 경북 대덕산에서 한마리가 사살된 뒤 사라져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한에서도 중국 접경 고산지대에 몇마리만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용인에버랜드 등에 30여마리의 백두산 호랑이가 있지만 모두 일제시대에 생포돼 미국으로 수출됐다가 번식 후 다시 우리나라에 들여 온 것들이다.

황 교수는 에버랜드의 백두산호랑이에서 체세포인 귀세포를 채취, 소에서 채취해 미리 핵을 제거한 난자에 주입한 뒤 약한 전기적 자극을 통해 결합시켜 수정란 상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백두산호랑이 복제연구는 국제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황 교수는 ''이 연구가 알려진 뒤 국제호랑이보호협회 등 3-4개 단체로부터 기술적 자문을 요청하거나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종의 보존에 기여해 줄 것을 부탁하는 격려전문이 여러차례 왔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백두산호랑이 복제는 소의 난자를 이용하는 이종(異種) 동물간 체세포 복제이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기까지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 교수는 내년 중으로 체세포 복제 호랑이 태아세포를 사자 대리모에 이식하는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며 다음으로 자연번식이 안돼 세계적인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열대동물 `꼬마하마''의 복제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이종동물간 체세포 복제연구가 성공하면 이미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보존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명복제연구가 질병치료와 농축산 발전은 물론 생물다양성 보존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연구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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