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공부] 자기소개서, 일관성이 가장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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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입학사정관제 전형 접수 시작이 8월 1일로 앞당겨졌다. 이때 제출해야 하는 서류 중 하나가 자기소개서다. 바쁜 고3 수험생이 접수기간에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려면 힘이 든다. 아직 한 번도 자기소개를 써보지 않았다는 김창현(서울 신현고 3)양이 자기소개서를 혼자 힘으로 썼다.

설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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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들의 실전 조언

진로와 학업에 대한 자신만의 고민을 함께 녹이면 좋은 자기소개서가 된다. [김경록 기자]

제시된 자기소개서는 김양이 쓴 내용 그대로다. 자기소개서 항목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학에 권장하는 5개 기본 문항을 참고했다. 대학은 이 기본문항을 토대로 대학별·전형별 특성에 맞춘 개별 문항을 섞어서 보통 5~6개 문항으로 자기소개서 항목을 구성한다.

스펙(spec)이 화려하지 않거나 유별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희망 전공과 연관되는 교내 활동이나 자기계발 활동 등을 구체적으로 엮으면 얼마든지 좋은 자기소개서를 만들 수 있다. 고교 생활을 찬찬히 돌아보며 충분히 고민한 뒤 활동 동기와 과정, 결과와 그것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이 골고루 드러나도록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하는 학과가 학교생활기록부의 진로지도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학생들은 지원동기 부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걱정이 많다. 고려대 배성한 입학사정관은 “초·중·고 전 과정 동안 한 학과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이해한다”며 “진로에 대해 어떻게 고민해 왔는지, 해당 전공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뭔지 개연성 있게 풀어내라”고 조언했다. 이때 지원 전공을 위한 자신의 노력을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활동이 가지는 의미에 초점

자기소개서에 쓸 활동을 고를 때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던 것을 고르면 구체적이고 진심 어린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이때 지원한 모집단위와 관련시키면 더 좋다. 연세대 장수정 입학사정관은 “겉으로 보이는 데만 신경을 쓴 나머지 자신에게 의미 있는 활동보다는 화려해 보이는 대외적 실적만을 선택해 쓰는 학생들이 있다”며 “그런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이지 못하거나 상투적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초·중학교 생활이나 해외봉사활동, 교환학생 경험 등은 주된 평가요소가 되기 어렵다는 것도 기억하자.

자기소개서는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들어 써야 하지만 단순 나열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조하고 싶은 대표 내용을 중심으로 나머지 사례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면 효과적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 이때 여러 사례를 관통하는 주제 하나를 뽑아내야 한다. 자신의 활동 내용과 경험을 묘사한 것만큼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도 분량을 할애하자. 글을 쓸 때 마음속으로 ’이것이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되뇌자.

글 솜씨가 빼어나지 않다고 걱정하지 말자. ‘뚝배기보다 장맛’이란 말처럼 진실성 있는 내용이 더 중요하다. 좀 더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고액을 들여 컨설팅을 받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이는 본인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실제로는 잘 모르는 부분인데도 화려하게 포장하면 오히려 면접에서 사실 확인차 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사자성어나 전문용어, 미사여구의 남발은 읽는 사람에게 멋진 인상보다는 감흥을 주지 못하는 언어의 나열로 다가올 뿐이다. 화려하기만 한 자기소개서의 역효과다. 인터넷 검색 결과를 그대로 복사해 갖다 붙여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다. 컨설팅업체를 찾아갈까 고민할 시간에 자신이 쓴 자기소개서를 한 번 더 되돌아보자. 진심은 통한다. 학생만의 경험과 고민이 녹아 있는 자기소개서야말로 입학사정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색깔 있는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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