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새뚝이] 5.체육-레슬링 자유형 김우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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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배달 소년이 세계를 제패했다.

지난 10월 10일 새벽 터키 이스탄불 국립경기장에서는 애국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태극기가 게양됐다.

레슬링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54㎏급에서 김우용(28.평창군청)이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건 것. 김우용의 금메달은 자유형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처음 따낸 것이어서 더욱 값졌다. 더욱이 가난과 불우한 환경을 딛고 오른 정상이기에 감격은 더했다.

장애자인 아버지와 중풍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모시고 어려서부터 신문배달을 하며 자란 김은 중학교 때 레슬링을 시작했다.

불우한 중.고 시절이었지만 레슬링에 파묻혀 실의를 털어냈던 김은 점차 재능을 보이기 시작했다. 고교졸업 후 평창군청에 입사,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매트와 씨름했다.

그 결과 국내대회를 여러 차례 석권하게 됐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는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그레코로만형과는 달리 자유형은 세계의 벽이 너무 높고 험했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은 그레코로만형에서는 심권호를 비롯한 숱한 메달리스트들을 배출했으나 자유형에서만은 번번이 세계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을 겪어왔다.

올해 세계를 제패한 김우용이 내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또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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