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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작 성인 애니메이션 〈헤비메탈〉

중앙일보

입력

미국서 1977년 4월 발간된 성인 만화잡지 헤비메탈은 2년전인 1975년 프랑스에서 발간된 잡지 메탈 위르랑 (프랑스어로 헤비메탈을 의미한다)의 미국판이다. 1976년 네셔널 람푼의 프랑스 발행을 협의코자 프랑스를 방문한 잡지 발행인인 렌 모겔이 메틀 위르랑을 발견, 미국판권을 사게 되었다.
78년 여름, 모겔은 헤비메탈의 영화화를 생각하게 되고 그 판권은 폭스사가 유니버설 영화사로부터 사게된다. 이후에도 프랑스와의 오리지널 판권문제와 예산등의 문제로 폭스사는 헤비메탈 프로젝트로부터 중도하차 하게된다.

1979년 12월, 모겔은 이반 리트만을 만나서 다시한번 헤비메탈 프로젝트를 의논하게되고 1980년 2월부터 헤비메탈제작은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서게 된다. 헤비메탈 잡지로부터 애니메이션화된 '소프트 랜딩', '덴', '캡틴 스턴', '너무 아름답고 위험한' 과 영화를 위하여 최초로 만들어진 '해리 코년', '네버웨어 랜드', 'B-17', '타르나'(타르나의 경우 나중에 헤비메탈 잡지에 실리기도 한다) 그리고 모든 에피소드들을 연결하고 있는 '그리말디'등 모두 9개의 에피소드로 헤비메탈은 이루어져 있다. (모든 곳에서 헤비메탈을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 졌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9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 졌다고 보는것이 옳다. 하지만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은 소프트랜딩과 그리말디를 제외한 7편이라고 보는것이 맞겠다)

'네버웨어 랜드'는 코넬리우스 콜의 시대를 앞서간 3분가량의 에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애초 '캡틴 스턴'에서 해노버 피스트가 우주선에서 라크나와 함께 떨어지는 장면과 에피소드 'B-17'을 연결하는 장면으로 사용될 예정이었는데, 헤비메탈 영화의 상영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8개의 에피스드들과 너무 작품의 성격이 차이난다는 이유로 1981년 미국상영시 삭제되었었다. 하지만 제작노트에서도 밝히듯이 당시의 제작자들은 이 작품의 훌륭함을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애초 지구의 탄생시절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악의 존재를 충격적인 영상으로 '네버웨어 랜드'는 짧은시간안에 보여주고 있다.
우연인지, 〈헤비메탈〉로부터 많은 부분들을 그대로 베껴온 제5원소에서 릴루가 찾은 신부와 이 작품의 감독은 이름이 같은데, 인류가 태어나기전 태초부터 evil이 존재하고 있었고 현재도 그리고 또 미래도 그럴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작품으로 왕립우주군의 마지막 부분에도 영향을 끼쳤을 법한 줄거리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헤비메탈〉의 모든 에피소드들은 각각의 감독들에 의하여 제각기 다른 스타일로 소개되고 있는데 총감독인 제럴드 포터톤은 전세계 5개 주요도시(뉴욕, L.A., 런던, 오타와, 몬트리올)에서 작업하는 1000여명의 애니메이터들을 관리하는 일을 맡아야만 했다. 7천5백만불의 제작비로 시작된 헤비메탈 영화는 애초 1981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하여 개봉예정이었으나 스케쥴을 앞당겨 8월 7일 개봉하게 되었다. 덕택에 마지막 로크나의 폭발과 더불어 폭발하는 집을 로토스코핑으로 그릴 예정이었으나 개봉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그냥 모델로 된 집을 폭발시키는것으로 만족하여야만 했다.

최종적인 배급권을 가지게 된 콜롬비아의 마케팅에 힘입어 헤비메탈은 미국에서만 2천만불을 벌어들이고 역시 사운드 트랙등의 판권등으로 비교적 늦게 1996년 발매된 비디오 테잎도 미국에서만 2백만개를 넘게 판매되며 당해년도 비디오 판매순위 10위권에 랭크되기도 하였다. 엄청난 비디오 판매에 힘입어 제2의 헤비메탈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고 올해 미국서 개봉예정이었었다. 하지만 극장배급과 관련한 불협화음으로 이 영화는 극장개봉을 하지는 못하고 영화 케이블 채널인 HBO를 통하여 방송될 예정이며 곧이어 비디오로도 출시된다. 헤비메탈과 같은 영화를 비디오나 LD의 작은화면과 오디오의 음향으로 만족해야 했던 국내 헤비메탈 매니아들에게 무척 다행스러운 점은 이영화를 국내에서는 극장에서 볼수있다는 점이다. 헤비메탈 팍 2는 현재 2000년 1월 15일부터 상영예정이다.

'네버웨어 랜드'만큼이나 특이한 첫번째 에피소드인 '소프트 랜딩'은 실제의 흰색 코르벳 자동차를 절지방식의 에니메이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주왕복선에서 발사된 흰색 코르벳은 지구로 안전하게 착륙하여 집에 도착한다. 그리고는 나중에 또 한명의 여전사 타르키안이 될 여자아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라크나가 아버지를 녹여버리는 그리말디가 아주 짧게 이어지고 곧이어 가장 중요한 작품중의 하나인 '해리 코년'이 시작된다.
공각기동대보다 더 많은 장면들을 헤비메탈의 바로 이 에피소드로부터 차용한 뤽 베송감독의 〈제5원소〉에서와 같이 '해리 코년'은 미래의 뉴욕사회에서의 택시 운전사이다. 모두들 '해리 코년'을 보는 순간 느낄정도로 제5원소는 이 작품과 많이곳이 닮아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경찰의 복장, 말하는 구의 형태로 등장하는 악의 존재라던가 주인공이 택시운전사라는 모든 설정등이 일치한다. 단지, 차이점은 '해리 코년'은 그 결말이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이 점만은 헐리우드식 영화인 〈제5원소〉의 결말로 채택될 수는 없었다. 사랑이란 더이상 없으며 돈에 의하여 모든것이 해결되는 암울한 미래의 뉴욕사회가 그려지고 있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그려진 '해리 코년'이 살고있는 도시는 바로 1년뒤에 개봉된 〈블레이드 러너〉(1982)에도 그 배경설정에 영향을 미쳤다.

다음의 에피소드로는 남성의 마초 판타지에 기여하는 '덴'이다. 아직 어른이라고는 보기힘든 단(Dan)은 운석으로 여겨지는 녹색구슬을 주워서는 자신의 방에 갖다놓는다. 어느날 천둥번개가 치게되고 단은 로크나의 영향으로 이름모를 차원의 세계에 떨어지게 되는데, 자신의 예전의 육체와는 비교할수없을 정도의 체격을 갖춘 덴(Den)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남성들의 환상을 대리만족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된다. '덴'의 스토리는 이토록 단순하지만 그 그림체만은 무척 특이하다. 꿈틀거리는 물결이나 유화와 같은 하늘은 저패니메이션에서는 보기힘든 그림체들이다.

이외에도 잡지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영화로 옮긴 '캡틴 스턴'이나, 로크나로 인하여 승무원들이 모두 좀비로 변한 이야기를 담은, 비행기의 모형을 제작하여 로토스코핑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한 'B-17'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타르나'는 새를 타고 사막을 날아가는 배경의 경우 셋트로 만든 모델을 먼저 촬영하고 그것에 그림을 한장씩 한장씩 입히는 로토스코핑방식으로 제작되었다. 특히 실사장면을 보는듯한 타르나의 옷입는 장면은 작품과 비슷한 인물을 몬트리올과 뉴욕에서 수소문하여 인선된 모델, 캐롤 데이비언을 먼저 촬영한 후 옷입는 모습을 연출하여 그림을 입히는, 역시 로토스코핑 방식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멀티플레인 샷은 화면의 장대함과 깊이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당시로서는 시대를 앞서가는 제작방식이었다.

당시 R등급으로 제작된 당시의 작품이 너무나 외설적이고 자유스러워서 (물론 그 외설의 정도에선 일본의 핑크 애니메이션을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제작자들조차 현시점에선 같은 스토리로 제작할수 있을지 의문스러워 할정도로 〈헤비메탈〉 영화는 자유분방하고 고어적이며 펑크적이지만, 잘 어울리는 락음악과 유려한 애니메이션, 그리고 앞서가는 촬영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전세계 헤비메탈 영화 매니아들을 가지게 되었다.

여러 가지 면에서 〈헤비메탈〉과 비교가 되는 우리나라 감독 넬슨 신 (신능파감독)의 〈트랜스포머〉가 처음과 마지막부분의 충격적인 영상장면과 로봇들의 변신장면으로 역시 전세계에 트랜스팬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괜찮은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여기서 사용된 락음악이 조금은 산만한 느낌을 주어 오히려 영화와 어울리지 못한 반면, 〈헤비메탈〉에서 사용된 락음악들은 엘머 번스타인이 이끄는 로얄필이 연주하는 웅대한 배경음악과 함께 영화를 더욱 빛내어 주고있다.

〈헤비메탈〉(1981)의 2배의 예산으로 제작되어 내년 1월15일 국내서 개봉되는 〈헤비메탈 팍 2〉 (Heavy Metal: F.A.K.K. 2). 성인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서 이미 개봉했었던 빌 플림튼의 〈나는 이상한 사람과 결혼했다〉와는 다른, 분명한 재미가 〈헤비메탈〉(1981)에는 있다. 〈헤비메탈 팍 2〉가 PG-13 등급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팬들은 실망하였지만 그래도 지켜보자. 외설과 고어가 다는 아니니까. 〈헤비메탈 팍 2〉에는 MDFMK, Pantera, Machine Head, Billy Idol등의 음악이 실릴 예정이다.

헤비메탈(1981)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수록곡
1. Heavy Metal (곡명) - Sammy Hagar (아티스트)
2. Heartbeat - Riggs
3. Working In The Coal Mine - Devo
4. Veteran Of The Psychic Wars - Blue Oyster Cult
5. Reach Out - Cheap Trick
6. Heavy Metal (Takin' A Ride) - Don Felder
7. True Companion - Donald Fagen
8. Crazy (A Suitable Case For Treatment) - Nazareth
9. Radar Rider - Riggs
10.Open Arms - Journey
11.Queen Bee - Grand Funk Railroad
12.I Must Be Dreamin' - Cheap Trick
13.The Mob Rules - Black Sabbath
14.All Of You - Don Felder
15.Prefabricated - Trust
16.Blue Lamp - Stevie Nicks

- 헤비메탈 잡지 공식 홈페이지 (http://www.heavy-metal.net)
- 국내 헤비메탈 팍 2 공식 영화 홈페이지 (http://www.fakk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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