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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인 ‘놀토’ 학습] 차 안에서 지도 찾기, 체험 비용 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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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 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마다 바깥 나들이를 기대하는 자녀 때문에 엄마·아빠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때다. 놀토에 어디를 데려가 체험활동을 해야 할지, 학습이나 정서에 도움이 되려면 어떻게 도와야 할지 고민이다. 입장료나 교통비 등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한 지역 안에서 여러 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체험학습 경로를 정하거나 무료 관람 장소를 찾는 것도 생활의 지혜다.

한 달에 두 번은 주말에 체험학습을 가는 장윤서양 가족이 과천 포니랜드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경록 기자]

하루 2~3곳 체험할 수 있게 코스 정해

장지연(36·경기도 용인시 기흥구)·김성희(34·여)씨 부부는 윤서(용인 상갈초 2)·정우(5) 남매와 지난 주말 과천 서울경마공원에 새로 생긴 ‘포니랜드’를 찾았다. 문이 열리자마자 입장해 시간을 보낸 뒤 점심을 먹고 근처 현대미술관을 둘러봤다. 이 가족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주말이면 체험학습을 간다. 집에서 가까운 이천이나 안성 지역은 줄줄이 꾀고 있다. 1박2일 코스로 4년째 해온 터라 이젠 익숙한 일정이다.

김씨는 먼저 목적지를 정한 후 근처에 아이들이 체험할 만한 다른 곳을 찾아 이동시간을 계산해 여행 코스를 짠다. 이때 한 곳에서 2시간 이상 넘기지 않는 게 원칙이다. 아이들은 금세 싫증을 내기 때문이다. “교통비가 아까워 한 번 가면 오전·오후로 나눠 알차게 다니는 편이에요.” 그래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1박2일이면 3~4곳을 방문할 수 있다. 지방에 갈 때는 오전 6시쯤 출발한다. 조금만 늦어지면 교통 체증으로 길에서 시간을 버릴 수 있다. 목적지에 10시쯤 도착해야 오전 계획을 소화할 수 있다.

1박2일 여행 때는 체험과 자연경관·박물관 견학 등 여러 체험을 할 수 있게 코스를 정한다. 예컨대 고창의 고인돌박물관을 가면 고인돌 끌기 체험, 고인돌 문화유산 등을 연계해 알려 준다. 박물관에서 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체험해 볼 수 있어야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윤서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 체험학습을 하면서 지형 공부를 많이 한다. 장씨 부부는 윤서에게 이동하는 차 안에서 목적지가 지도상의 어디에 있고, 거리는 얼마나 되며, 특산물은 뭔지 알려준다. 입장권 값이나 교통비도 일러줘 경제관념이 생기도록 유도한다. 여행 중에 돌발상황이 생기면 정씨 부부는 윤서와 함께 의논한다. 김씨는 “윤서가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을 만나 경험을 해서 그런지 자신감이 많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상상할 수 있는 질문으로 체험학습 효과 높여

다양한 사전·사후 활동으로 체험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이언정 책임연구원은 “체험학습 주제에 따라 관련 도서를 읽어 보는 것은 체험활동의 즐거움과 학습의 질을 풍부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주말 체험학습 계획을 세웠다면 평일에 짬짬이 관련 책을 읽으며 상상해볼 수 있다.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분야의 책에서 체험학습 주제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체험학습 준비물은 아이 스스로 챙기도록 유도한다. 체험학습을 할 동안 필요한 것을 생각해 보고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준비성과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준다.

아삭창의사고력연구소 황미용 소장은 “체험학습을 하면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적재적소에 하면 몇 배의 교육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과학박물관이라면 “이런 원리가 있는 생활 속 물건들은 뭔지” 묻는다. 자연학습장에서는 “우리 가족에게 어울리는 숲 속 별명을 지어볼까”라고 묻고, 조상의 지혜가 담긴 생활 속 물건을 봤다면 “지금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 중 편리하게 발명해본다면” 등의 질문을 할 수 있다. 황씨는 “지식 습득에 중점을 둔 질문은 피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장소만 바꿔 또 다른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방학 때와 달리 학기 중에 체험학습을 하면 보고서를 쓰는 데 힘들어 할 수 있다. 무리하지 말고 아이가 체험학습에 다녀온 후 피로가 풀리면 한두 장 내외로 간단하게 만들어보도록 한다. 체험학습 현장을 지도로 만들어본다. 도착지부터 활동했던 현장의 이동 경로를 따라 그림과 사진, 설명을 추가해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 역사 관련 유적지를 다녀왔다면 인물의 연대기를 따라 만들어도 재미있다. 전통문화를 체험했다면 외국인에게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편지나 초대장 형식으로 만들어도 좋다. 아이가 작가 혹은 기자가 돼 책이나 잡지 형태의 보고서를 작성하면 새롭다.

 신문 형태로 만들어도 좋다. 종이 한 장에 제목·사진·글 넣을 곳 등을 정한 후 체험학습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쓴 글을 배열해본다. 이 연구원은 “사진과 함께 날짜, 장소 등을 써넣고 캡션을 쓰거나 기사처럼 논리적으로 써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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