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좀 찍어주세요" 식당서 황당 가방 날치기

미주중앙

입력

LA 한인타운의 한 식당 안에서 3인조 로 보이는 날치기범이 손님의 가방을 날치기해 달아났다.

날치기범들은 손님으로 가장해 피해자의 주위를 분산시키는 새로운 범행 수법을 사용했다.

범인들은 지난 26일 오전 9시 40분께 '북창동 순두부' 윌셔점에서 주문을 끝내고 식사를 기다리던 김모씨에게 접근했다. 뉴저지에서 LA를 방문해 아들과 함께 식사를 기다리던 김씨에게 범인은 휴대폰을 건네며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40대 히스패닉으로 보이는 사람이 사진 촬영을 부탁해 한 차례 찍어주었는데 자리를 옮기며 한 번 더 찍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의심이 들긴 했지만 자리를 옮겨 사진을 찍어주려 했다. 김 씨가 잠깐 자리를 옮긴 틈을 노려 다른 범인이 빈의자에 놓아둔 김씨의 가방을 들고 달아났다.

당시 식당에는 열 테이블 정도에 손님이 앉아 있는 상황이었다. 마침 김씨 주변 테이블에 앉아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있던 타인종 부부가 범인들이 가방을 들고 달아나는 사실을 알려줬지만 범인들은 식당 밖에 대기시켜 놓고 있던 검은 색 차량을 타고 달아난 뒤였다.

사고 당시 식당 시큐리티 직원은 출근하기 전이어서 이들의 범행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고를 받고 충돌했으나 초동 검거에 실패한 경찰은 일단 식당 CCTV를 확인한 뒤 범인 검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식당 측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식당 측은 "손님이 한 눈을 판 사이 몰래 가방을 가지고 나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손님을 가장해 들어 왔다가 사진을 찍어 달라며 접근해 주의를 분산시킨 후 다른 범인이 가방을 들고 나가는 조직적인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식당 측은 앞으로 직원을 좀 더 늘려 경비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가방에 들어있던 약간의 현금과 신용카드 여권 비행기표를 잃어버렸으나 식당 매니저의 도움으로 LA총영사관에 연락해 임시 여권 등을 만들어 이날 밤 늦게 뉴저지로 돌아갔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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