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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혼수 그릇 ‘간편세트’가 대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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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5월 결혼을 앞둔 방지연(32·회사원)씨는 혼수용 그릇을 단출하게 장만할 생각이다. 여러 종류의 그릇이 섞인 세트는 일단 생략. 밥·국그릇 6개씩에 크고 작은 접시 등을 합쳐 20개를 넘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다. “맞벌이라 요리할 시간도 없을뿐더러 그때그때 필요한 그릇을 하나씩 사는 게 더 실속 있다”는 게 이유다.

 최근 혼수용 그릇의 경향은 한마디로 ‘세트의 최소화’다. 10년 전만 해도 ‘혼수용 그릇’ 하면 8인용의 50~60개 그릇 ‘홈세트’를 한꺼번에 샀던 게 일반적. 하지만 최근엔 4인용의 20~30개로 개수를 줄인 세트가 더 인기다. 2인용의 12개 세트가 나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식기CMD(선임상품기획자) 윤현정 과장은 “출산율이 낮아져 가족 수가 줄고 외식 비율이 높아지면서 개수가 많은 홈세트를 꺼린다”며 “일부 커플 중엔 세트 자체를 사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품 그릇에 관심을 갖는 예비신부가 많아졌다. 양식이나 퓨전요리를 즐기는 젊은 층이 늘면서 한식기가 위주인 홈세트에 없는 그릇들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행남자기 조일래 과장은 “과거 단품이 컵·뚝배기 정도에 그쳤다면 이제는 브런치·홈파티 등 양식 문화와 어울리는 제품이 인기”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신혼 부부가 쓰기 좋은 단품 그릇은 무엇일까. 푸드 스타일리스트 최주영씨는 샐러드 볼을 가장 먼저 꼽았다. 최씨는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게 샐러드”라며 “볼에 음식을 담으면 음식이 더욱 돋보이고 식탁이 한층 세련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서양식 1인 그릇인 ‘라메킨(ramekin)’도 쓸모 있는 단품 중 하나. 스테이크·파스타 등 메인 요리가 담긴 큰 접시 위에 소스나 곁들임 요리(사이드 디시)를 함께 놓아야 할 때 라메킨을 이용하면 음식끼리 섞이지 않아 좋다. 라메킨은 계란찜·그라탕 등 양이 적은 단품 요리를 만들 때도 쓸 수 있어 유용하다.

 같은 아이템을 사더라도 단품으로 살 땐 홈세트와는 다른 디자인을 택하는 게 좋다. 접시의 경우 서양식 디너 접시, 케이크 접시처럼 지름이 20㎝가 넘는 큰 사이즈나 흔치 않은 사각 모양을 고르는 식이다. 단 재질은 최대한 같은 것으로 골라야 산만해 보이지 않다. 생활소품 업체 더플레이스 최지나 차장은 “홈세트 그릇이 보통 흰색이 많기 때문에 단품 그릇은 빨간색·올리브색처럼 포인트가 되는 컬러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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