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左), 안상수(右)
2010년 말 현재 국회의원 291명(한나라당 정몽준 의원 제외)의 평균 재산은 36억4200만원이었다. 2009년에 비해 2억4800여만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그러나 국회의원 291명의 재산을 모두 합해도 정 의원 재산의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의원의 재산은 3조6708억여원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은 주가에 울고 웃었다. 2008~2009년 재산이 2조원가량 줄었다가 지난해 주가 상승으로 다시 2조2207억여원 늘어나 3조원대 규모로 복원됐다.
정 의원에 이은 재산 증가 2, 3위는 한나라당 김호연·윤상현 의원이다. 빙그레 회장 출신인 김 의원은 빙그레·한화 등 보유주식 평가액 등 272억원이 늘어 2104억5920만원(전체 2위), 윤 의원은 지난해 롯데가인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우유) 회장의 딸과 결혼하면서 배우자 몫으로 150억원이 추가돼 212억7438만원(5위)의 ‘재력가’가 되었다.
국회의원 대부분은 지난해 재산이 불어났다. 정 의원을 포함해 1억원 이상 불린 의원은 모두 138명(47.3%). 이 중 22명(7.5%)은 5억원 이상 늘어났다. 재산이 감소한 의원은 73명(25%). 의원들 중엔 ‘부동산 부자’가 많았다. 82명(28.1%)이 토지와 건물을 합쳐 20억원 이상의 재산을 신고했다. 부동산이 가장 많은 의원은 202억1900여만원의 부동산을 보유한 한나라당 김세연(부산 금정) 의원이었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회의원은 민주당 김영환 의원으로 21억원 증가했다.
주식 평가액이 1억원 이상 늘어난 ‘주식 고수’들은 모두 12명이었다. 이 중 한나라당이 9명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민주당은 최인기·최영희 의원이 주식 평가액에서 각각 16억원과 7억여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직 당 지도부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7820만원 늘어난 22억3970만원을 신고했다. 서울 삼성동 자택의 실거래가가 오른 결과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4억3046만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7467만원이 늘어나 각각 37억2469만원, 15억9563만원을 총액으로 신고했다. 안 대표는 부동산 가격이 올랐고, 박 원내대표는 예금이 늘어났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의원도 있었다. 풀무원 창업주 출신이지만 재산이 6억5800만원인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대표적이다. 원 의원은 15년 전 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부천육영재단에 21억원을 출연한 상태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평균 48억7500만원(정몽준 의원 제외)으로 가장 재산이 많았다. 이어 미래희망연대(35억4000여만원), 자유선진당(20억7700여만원), 민주당(19억8500여만원) 순이었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재산은 평균 6억300여만원이었다.
남궁욱·강기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