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에 가볼만한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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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벅찬 연말이다. 어디서 무엇을 할까.

2000년을 코앞에 둔 요즘, 연말 연시 계획으로 저마다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새로운 세기와 천년기를 맞는다는 감격 때문에 더욱 그렇다. 동해로 가는 길은 떠오르는 태양을 쫓아 달려가는 행렬로 가득할 것이다. 서울 세종로 등에서도 다채로운 새해맞이 행사가 줄줄이 열린다. 집안에 가만히 앉아 있기에는 아까운 시간들. 조금만 신경쓰면 집밖에는 볼거리 천지다.

그중 하나가 미술관을 순례해보는 것. 대형 미술관들은 대전환기를 맞아 큼직한 전시회를 풍성하게 준비해놓고 있다. 내용도 상당히 알차다. 가족과 함께 이들 전시장을 찾아 시간의 의미를 음미해보는 것도 좋은 연말 연시 보내기가 될 듯하다.

호암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성곡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이 기획한 전시회 내용을 간단히 소개한다.

◆호암미술관의 `새천년 특별기획 - 인물로 보는 한국미술' 호암미술관은 선사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우리 모습을 인물로 살펴보는 전시회를 호암갤러리와 로댕갤러리에서 개최중이다. 7천년이라는 방대한 시기를 포괄한 이 전시회는 평면과 입체미술을 망라했다.

전시작품은 모두 201점. 이중에는 국보 4점과 보물 5점도 포함돼 있다. 윤두서의 < 자화상 >은 보기 드물게 선보이는 진품이며 해남 녹우당이 소장해온 작자미상의 < 미인도 >도 국내 첫 소개되고 있다.

전시기간은 지난 10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관람료는 성인 4천원, 학생 2천원.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목요일은 오후 9시까지 연장되며 월요일은휴관한다. 문의는 ☎(02) 771-2381-2.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미술99- 인간.자연.사물'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미술의 뿌리가 사실주의라는 것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 뿌리를 세기말에 재확인하고 그 전통을 새 천년기까지 이어간다는취지로 마련됐다.

출품작가는 김윤식 등 99명. 각 2점의 작품을 내어 전체 전시작은 200점에 가깝다. 전시작은 대부분 70년대 이후에 그린 것으로, 김승후의 < 한국의 환상 >, 오승우의 < 자금성 우문 > 등을 들 수 있다.

전시기간은 지난 7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관람료는 무료이며 성인에 한해 입장료 700원을 내면 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단, 월요일은 휴관한다. 문의는 ☎(02) 503- 9675.

◆성곡미술관의 `시각문화- 세기의 전환전' 5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다양한 시각자료로 시각문화를 점검하고, 21세기 시각문화의 상호소통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색 전시회다. 관람객이 과거를 단순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직접 체험하게 했으며 미래전망도 가능케 꾸몄다.

먼저, 별관은 50년대에서 70년대까지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포스터, 담배, 학용품 등 생활 속의 도구들이 아련한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본관은 80년대 이후를 다루고 있는데, 금세기 시각문화의 총아인 TV방영물이 중심이 된다.

기간은 11월 18일부터 내년 1월 26일까지. 관람료 성인 2천원, 초중고생 1천원. 20명 이상 단체는 성인 1천600원, 학생 800원이다. 65세 이상과 5세 미만은 무료.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단, 월요일은 휴관. 문의 ☎(02)737-7650.

◆금호미술관의 개관 10주년 기념전 지난 89년 인사동에 금호갤러리로 문을 연 금호미술관은 그동안 개최해온 320회의 전시회에 나온 작품 중 대표작을 골라 다시 선보였다. 90년대 한국미술을 정리한다는 나름의 의미도 담았다는 게 미술관 측의 얘기다.

출품작가는 모두 60여명. 강종열의 < 등대 가는 길 >, 박불똥의 < 칼스호프 >, 이호신의 < 풍상 >, 양화선의 < 내면풍경 > 등이 전시되고 있다. 기간은 15일부터 내년 1월 21일까지.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은 없다. 관람료 무료. 문의 ☎(02) 720-51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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