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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고속전철 2002년 '시동'

중앙일보

입력

2002년에는 경부고속철도보다 최고시속이 50㎞가 빠른 시속 3백50㎞의 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고속전철이 나온다.고속철도 기술개발사업단장 김기환박사는 지난17일 한국형 고속전철시스템의 상세설계 내용과 핵심장치 개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업단은 이를 토대로 오는 2002년까지 한국형 고속전철의 완전 조립 제작과 시험운행까지 완료할 계획.국내기술로 만든 고속전철은 안정성이 입증되면 경부고속철에 추가로 배치될 차량과 기존 철도망을 고속화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

김박사는 “경부고속철의 테제베를 프랑스로부터 넘겨받으면서 운영기술과 부품을 사와서 조립하는 수준의 제작기술만 이전받았는데 이번 개발로 독자 설계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핵심기술중 눈길을 끄는 것은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하는 유도전동기,이 전동기를 제어하는 장치인 추진제어시스템,강력한 제동력을 지닌 제동시스템과 승객들이 압력의 갑작스런 변화로 귀가 멍해지는 현상을 없애기 위한 실내 압력조절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새로 개발된 유도전동기는 독일·일본등 고속철도 선진국들은 이미 실용화했지만 국내 독자기술로 이번에 개발해냈다.“마찰부분이 없고 구조도 간단해 기존의 동기전동기보다 수명이 몇배이상 길고 보수·유지면에서 훨씬 유리한 것이 특징”이라고 시스템개발팀 팀장 현승호박사는 소개했다.

추진제어시스템쪽에서는 기존 고속전철에 쓰이는 GTO방식 소자보다 에너지 효율을 50%나 높인 IGCT소자를 처음으로 개발했다.전기적인 간섭현상이 줄어든 초정밀제어 방식이다.김박사는 “4개월간 시운전해 본 결과 저속시험에서는 기대했던 성능과 효율이 나타났다”며 2002년까지 고속과 다양한 조건에서 시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터널속으로 열차가 들어갈때 승객들은 압력이 갑작스럽게 낮아지면서 귀가 멍해지는 이명현상을 겪는다.이를 줄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열차안의 압력을 높였다가 서서히 낮춰줘 승객들의 불편을 줄여주는 여압 시스템도 이번에 공개됐다.

하지만 이런 독자기술 개발의 최대 관건은 안정성.상용화를 위해서는 고장이 잦지 않아야 하고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되게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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