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017 '한살림' 초읽기…SK텔레콤, 20일 포철·코오롱과 매듭

중앙일보

입력

SK텔레콤 (011)
의 신세기통신 (017)
인수 추진과 관련,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대주주인 포철.코오롱 등은 20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포철과 코오롱은 이사회에서 신세기통신 주식 매각 방침을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의 주식 50.92%를 확보하게되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대로 빠르면 내년초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산업은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대대적인 시장개편이 불가피하게 됐고 향후 업체간 합종연횡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 인수 배경 = SK텔레콤은 신세기통신을 인수할 경우 내년으로 예정된 차세대 영상휴대폰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있게 된다. 특히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사용중인 장비가 동일해 두 회사를 합칠 경우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코오롱은 연내 부채비율 2백%를 맞추는 게 다급한 상황이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특히 그동안 추진해왔던 영국의 보다폰에어터치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SK텔레콤의 제의를 거절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포철도 신세기통신이 내년도에 영상휴대폰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계속하지 않아도 돼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포철은 그동안 지분 매각에 반대해 왔으나 지난주말부터 "국가 차원의 구조조정에 협력해야 한다" 며 입장을 바꿨다.

최근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 것도 배경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외자도입이 급한 게 아니다. 이제는 제값을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기회에 국내 정보통신업계의 과잉설비와 난립된 시장구조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고 덧붙였다.

◇ 인수절차 = 2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먼저 코오롱이 갖고 있는 지분 (23.52%)
을 포철에 넘겨주면, 내년초 SK텔레콤이 포철의 지분 (27.4%)
까지 포함해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신세기통신의 주당 가격이 최종 결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은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어가게 돼 (56.9%)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SK텔레콤측은 "신세기통신 인수로 통신업체의 과당경쟁이 사라지는 등 낭비요인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긍정적" 이라고 주장하고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 때처럼 승인받는 데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낙관했다.

◇ 업계 반발과 향후 전망 = 가장 불만이 큰 곳은 개인휴대통신 (PCS)
3사다. 한국통신프리텔은 "SK텔레콤은 10여년간 휴대폰 사업을 독점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며 "이번 인수자금도 이를 토대로 한 만큼 정부는 승인해주면 안될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PCS사업의 재편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휴대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PCS사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정리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IMT-2000 사업을 따내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급박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일단 신세기통신 인수로 가장 유력한 사업자 후보로 발돋움하게 됐다.

IMT-2000사업 진출을 추진해 왔던 ▶한국통신 (한국통신프리텔)
▶데이콤 ▶한솔PCS ▶LG텔레콤▶하나로통신 등도 사업자 선정 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컨소시엄 추진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민호.이철호 기자<m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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