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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비리 뿌리뽑은 ‘불도저 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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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제3회 다산목민대상 시상식이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전라남도 장흥군이 대상(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대구시 중구, 대전시 대덕구, 전남 순천시는 본상(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시상식 후 이명흠 장흥군수, 윤순영 대구 중구청장,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노관규 순천시장, 정용기 대덕구청장(오른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전라남도 장흥군은 정남진으로 유명한 곳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남쪽으로 직선을 그으면 닿는, 한반도의 정남(正南)에 자리하고 있어서다.

 이 장흥군을 이끄는 이명흠(62) 군수는 ‘불도저’로 불린다. 생각은 깊게 하되 결론이 내려지면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2007년 보궐선거를 통해 군정을 맡게 된 이 군수에겐 당시 고민이 하나 있었다. 금품수수 등 공무원이 연루된 잇따른 비리 사건 탓에 장흥군이 청렴도 조사에서 중·하위권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02년부터 공공기관 청렴도를 평가해 발표했다.

 “청렴지수를 높여라.”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청렴군정을 실현할 방안에 골몰했다. 그가 내놓은 처방은 끊임없는 내부 자정 노력과 교육, 그리고 처벌보다 업무 개선에 중점을 둔 감사시스템 도입이었다. 먼저 내부 조직 기강부터 다시 세웠다. ▶고위 공직자 청렴도 평가 ▶공무원 행동강령 점검 ▶청렴도·고객만족도 자기진단 ▶부서별 청렴과제 선정 등이 대표적이다. ‘친절국가대표 장흥 만들기’ 운동도 병행했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다양한 친절 시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칭찬릴레이도 도입했다. 효과가 나타났다. 장흥군은 2009년 전국 47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기초단체 중 1위를 했다. 2010년엔 3위를 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공직비리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전남 장흥군이 22일 제3회 ‘다산(茶山) 목민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목민대상은 다산연구소가 중앙일보·내일신문과 함께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 정신을 지방행정의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지자체를 발굴해 주는 상이다. 장흥엔 사람 수(4만3000명)보다 한우 수(5만2000마리)가 더 많다. 이번 구제역 재앙 속에서 필사적인 방제에 나선 이유다. 결국 장흥한우의 명성이 유지되면서 토요장터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남진 물축제’는 3년 연속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 선정됐다. 이 군수는 “공직자와 군민이 청렴을 실천하며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장흥=유지호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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