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해 120개사 상장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0면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회사다. 에버랜드가 삼성생명 지분 19.34%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은 그룹의 얼굴인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가 삼성의 지주회사인 셈이다. 증권가에선 바로 이 회사가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에버랜드의 지분 25.64%를 보유한 1대 주주 삼성카드가 지분 20.64% 이상을 내년 4월 26일까지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1999년 발효된 ‘금융산업구조개편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금융·보험회사는 같은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5% 이상 갖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심규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 방법으로 IPO, 삼성 계열사에 매각, 제3자 매각 등이 있으나 IPO를 통한 방법이 매각 금액 면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에버랜드 측은 22일 “IPO를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IPO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120개로 시장 규모(공모액)가 최대 10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모액은 지난해보다 4000억원(4%)가량 늘었지만 기업 수는 25%나 늘었다. 여기에는 에버랜드처럼 증권가에선 IPO 가능성을 예상하나 해당 기업에선 부인하는 곳과 증권가와 기업 모두 IPO를 인정하는 곳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국내 IPO시장은 공모액이 10조1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년 연속 증시가 상승세에 있었던 데다 삼성생명(4조8000억원), 대한생명(1조7000억원) 등 초대형 생명보험사가 상장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중동·북아프리카 민주화 바람에 따른 유가 상승, 동일본 대지진 등 대외 악재로 투자 심리가 위축돼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IPO 시장이 형성될까.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지난해는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라는 두 개의 ‘공룡’에 의해 시장이 좌우됐다면 올해는 대기업 계열사가 잇따라 상장을 추진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변 팀장은 “최근 코스피가 2000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정당한 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올해 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엔 대기업 계열사가 많다. 삼성SDS, 삼성석유화학, LG CNS, 롯데카드, 미래에셋생명, 하이마트 등 30곳이 상장 채비를 하고 있다. 대형 IPO기업 중에서 상장 의지나 일정 윤곽이 나온 인천공항공사, 포스코건설(지난해 상장 실패 이후 재상장 준비)과 미래에셋생명(생명보험사 상장 3호 준비), 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내 대표적인 항공방위산업체)이 눈길을 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