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8.6㎜ 무게 470g … 갤럭시탭의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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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일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특별히 삼성전자를 지목해 ‘카피캣(Copycat, 흉내쟁이)’이라고 조롱했다. 애플이 만들어놓은 태블릿PC 시장에 삼성이 갤럭시탭으로 무임승차했다는 비난이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어떤 반론도 내놓지 않았다. 18일 주주총회에서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애플에 뒤지는 이유를 묻는 주주에게 “애플은 지난해 기준 우리 제1의 고객사다. 공개적으로 제1거래선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주주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을 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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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은 대신 시장에서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으로 나섰고, 마침내 애플 아이패드2의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태블릿PC 진용을 공개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막을 올린 북미 최대 통신전시회 ‘CTIA2011’ 자리에서다. 아이패드2의 대항마로 개발한 전략 태블릿 ‘갤럭시탭 10.1’과 ‘갤럭시탭 8.9’ 2종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갤럭시탭 10.1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공개한 10.1 모델에서 한층 진보했다. 10.1인치와 8.9인치 두 모델 모두 두께가 기존 7인치 갤럭시탭은 물론 아이패드2보다 슬림하다. 잡스의 조롱을 되받아치듯 훨씬 얇게 만들어 선보였다. 현재까지 나온 태블릿 가운데 가장 얇다. 무게 또한 아이패드보다 가볍다.

 이날 공개 행사에 참석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은 “삼성 모바일 DNA를 집약해 기존 태블릿의 한계를 넘어선 휴대성과 이동성을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더 얇고, 더 가볍고, 더 빠른 갤럭시탭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제품 모두 구글의 최신 태블릿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허니콤에 1㎓ 듀얼 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를 탑재해 속도 면에서도 아이패드2와 겨룰 만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다. 특히 가격이 승부의 분수령이다. 애플은 아이패드2 16GB(기가바이트) 모델을 기존과 같은 499달러에 내놓으면서 시장 반응이 예상치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대세다. 모토로라는 태블릿 신제품인 줌(XOOM)을 미국에서 애플보다 먼저 799달러에 출시했다가 아이패드2의 저렴한 가격에 놀라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갤럭시탭 신제품을 아이패드2와 맞먹거나 더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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