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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다진 현대가 ‘화합의 장’… 정몽구 “감사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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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0주기 추모식이 21일 경기도 하남시 선영에서 열렸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승용차를 타고 떠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범현대가가 21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0주기를 맞아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참배했다. 이에 따라 창우동 선영은 다시 한번 범현대가의 화합의 장이 됐다.

 정몽구 회장은 오전 9시45분쯤 창우동 선영에 도착해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동생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 등과 함께 참배했다. 그동안 정 회장은 가족 행사와 별도로 선영에 참배를 해왔다.

 사실 정몽구 회장은 이번에도 주말을 이용해 별도로 선영에 다녀갔다. 하지만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10주기와 범현대가의 화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이날 가족들과 또 한번 선영에 들른 것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참배를 마친 뒤 일행과 함께 나오고 있다. 현 회장은 정 회장이 떠난 뒤 도착했다.

20일 서울 청운동 제사에 참석했던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한·미 의원 외교협의회 행사차 미국 출장 때문에 주말에 미리 선영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10주기 이전만 해도 선영 참배가 그룹별로 따로따로 이뤄졌던 데 비해 이번에는 모처럼 정씨 일가가 화합을 다진 자리였다”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은 오전 10시20분쯤 참배가 끝난 뒤 취재진에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도 20일 제사에서 가족들과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좋은 얘기를 했습니다”고 답했다.

현정은 회장은 오전 10시30분쯤 현대그룹 임직원 200여 명과 함께 참배했다. 이들은 정주영 명예회장 묘소 참배에 이어 고 정몽헌 회장 묘소에도 참배했다. 정주영 회장 묘소에는 북한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위원장이 19일 보내온 추모 리본이 다른 화환과 함께 배치됐다.

 하종선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사장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추가 소송 여부에 대해 “현대차에 달려 있다”고 대답했다. 하 사장은 현대차 측과의 화해와 관련해 “우리가 원하는 제안은 현정은 회장이 이미 말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추모 음악회에 참석해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이 우리에게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대차와의 화해는 현대상선 지분을 넘겨받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정몽구 회장과 현정은 회장은 10일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만나 서로 악수를 했다.

하남=강병철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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