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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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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사진 오른쪽)이 돌아온다. 복귀전 상대는 한국인 후배 이청용(23·왼쪽)이 소속된 볼턴이 될 전망이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17일(한국시간) “박지성이 현재 훈련 중이며 볼턴과의 경기에는 벤치에 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을 볼턴과의 경기에 출전할 18명의 엔트리에 넣겠다는 의미다. 맨유는 19일 자정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볼턴과 2010~201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경기를 벌인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지성과 이청용의 두 번째 맞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은 지난 1월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치러진 일본과의 아시안컵 준결승 이후 53일 만에 그라운드에 나선다. 오른 무릎에 물이 차 사흘 뒤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3~4위전에 뛰지 않은 박지성은 국내에서 A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뒤 2월 초 맨유에 복귀했다. 소속팀에 전념하겠다는 박지성의 결정에 퍼거슨 감독과 맨유 동료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박지성은 맨체스터시티와의 더비를 하루 앞둔 지난달 11일 팀 훈련 중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이후 재활치료와 훈련에 전념해 왔다.

 박지성의 복귀는 국내팬들에게는 물론 맨유에도 희소식이다. 중앙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냐 비디치,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 등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맨유는 이달 초 첼시와 리버풀에 연속으로 패하며 프리미어리그 선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17승9무3패(승점 60)인 맨유는 2위 아스널에 승점 3점 차로 앞서 있지만 아스널이 맨유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라 사실상 차이가 없다. 맨유는 아시안컵에 차출되기 전까지 6골·4도움을 올렸던 박지성이 다시 맹활약해 주기를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하고 있다.



 볼턴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은 이청용은 출전을 넘어 맨유 골문을 정조준한다. 아시안컵 이후 체력이 바닥난 것처럼 보였던 이청용은 “체력 부담이 적은 후반에 나서라”는 오언 코일 감독의 배려 속에 최근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청용은 지난 12일 버밍엄과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직전 3-2 승리를 확정짓는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다. 몸을 날린 그림 같은 골 장면 덕분에 이청용은 ‘플라잉 리(나는 이청용)’라는 새로운 별명도 얻었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3골·7도움을 기록 중이고, 볼턴은 10승10무9패(승점 40)로 6위에 올라 있다.

 둘의 만남은 후반에 성사될 전망이다. 박지성은 부상에서 막 회복했고, 이청용도 최근 교체 멤버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두 선수 모두 후반전에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지난해 9월 26일 볼턴의 홈구장 리복 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리그 경기에서 약 40분간 첫 맞대결을 벌였다. 두 선수 모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고 맨유와 볼턴도 2-2로 비겨 결과는 무승부였다. 하지만 경기에 임하는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이청용은 후반 35분 동료의 태클에 쓰러진 박지성을 일으켜주며 선배에 대한 예우를 보였다. 그러나 후반 41분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박지성의 축구화가 이청용의 얼굴을 스치는 등 선배는 후배에게 승부의 냉정함을 알려줬다. 

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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