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야? 일본 대지진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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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선기자]

경기 침체 영향인가? 아니면 일본 대지진 때문인가? 뭔 소린가 하겠지만 서울 집값 얘기다. 오르던 집값이 하락세로 꺾이자 어떤 악재가 작용했는지를 가늠하는 것이다.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일주일 간 완전히 개점휴업 상태네요.” 18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단지의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만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의 공인중개사들도 같은 말을 했다.

잠실동의 공인중개사는 “매수세가 없으니까 잠실주공 5단지 119㎡형(이하 공급면적)의 경우 한 달여전 거래가보다 1억2000만원이나 내린 급매물도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매매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9일 서울시의 개포지구 지구단위계획변경안 승인 보류 이후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줄기 시작한 강남권 재건축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종료 가능성 등이 대두되면서 2월 마지막주부터 이번 주까지 4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0.31%나 내렸다.

투자수요 많아 외부변수에 민감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일본 대지진이 매수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결과라고 풀이한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투자수요가 많은 강남 재건축은 외부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개포동의 김모 공인중개사는 “일본 대지진이라는 대형 돌발 변수가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지켜보려는 수요자들의 심리가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호재 빈곤으로 약세를 보이던 판에 일본 대지진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매수세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국내외에 큰 일이 발생하면 재건축 매수세들은 일제히 한발 뒤로 물러선다”며 “지난해 천안함 사태나 연평도 포격사건 때도 매매시장이 한산했다”고 말했다.

가격 하락폭도 커진다. 개포주공 단지의 경우 일주일 새 1000만~2000만원 가격을 내려 매물이 나오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119㎡형은 12억 7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2월 초 13억9000만원에서 거래됐음을 감안할 때 1억2000만원이나 낮아진 가격이다.

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잠실주공 5단지 112㎡형도 18일 10억9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이 주택형 역시 2월 초 1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당분간은 강남권 재건축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본다. 이미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시장상황을 반전시킬 대형 호재가 당분간 없기 때문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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