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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협력사 잘돼야 대기업도 이익” … 동반성장 선순환 고리 만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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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상생협력 경영은 ‘선순환적 파트너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선순환적 파트너십’이란 협력사들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두산이 관심과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결과적으로 두산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뜻이다. 협력사가 잘되고, 이를 통해 두산이 커지며, 늘어난 매출과 이익을 바탕으로 협력사 경쟁력 강화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는 식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용현 두산 회장이 두산인프라코어 협력업체인 삼광기계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두산의 계열사들도 이런 철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분기마다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강화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1월 협력사 전용 상담전화(핫라인)를 개설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은 동반성장추진팀에 핫라인을 만들었고 회사 홈페이지에도 협력업체용 상담 메뉴를 신설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동반성장추진팀에 전용 전화를 설치하고 홈페이지에서도 제안이나 신고를 받고 있다. 전용 창구에 접수된 내용에 대해서는 24시간 이내에 처리 결과를 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1월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 지원단’이란 것도 만들었다. 수시로 협력업체를 찾아 생산과 경영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점검하고, 미흡한 점이 발견되면 개선책을 찾아 협력업체와 함께 해결해 나가는 게 지원단의 임무다. 또 두산이 보유한, 협력사보다 몇 차원 높은 수준의 기술과 경영 기법을 전수하고, 협력업체와 공동 부품 개발 등도 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밖에도 운영자금 지원, 동반성장펀드 확대 운영, 복리후생 지원 등을 강화했다.

이처럼 동반성장에 힘을 기울인 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그룹이 실시한 동반성장 경영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냈다. ▶경쟁력 공유 프로그램 ▶재무지원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 4개 항목에서 계열사 중 최우수 판정을 받았다.

그룹은 이런 두산인프라코어의 임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줬다. 상생 경영을 잘한 공로로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 4명에게 스톡옵션을 40% 추가 부여하기로 했다. 이익을 많이 낸 것이 아니라 협력사를 잘 가꾼 공로로 상을 준 것이다. 이같은 ‘동반성장 포상’은 박용현 두산 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11월 두산인프라코어의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 지원단 출범식에 참석해 “글로벌 경쟁 체제 아래에서 어떤 기업이든 나 홀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협력사와 서로가 보유한 장점을 공유해 동반성장 해 나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각 계열사들이 개별적으로 했던 상생경영 활동을 앞으로는 그룹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재정비하고 관리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런 의지가 ‘동반성장 우수 임원 포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두산 그룹의 또다른 주력사인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협력업체 직원들의 기능 향상을 돕기 위한 ‘직업훈련 컨소시엄’을 만들고, 용접·가공 등 총 23개 분야의 기술·기능 향상 교육을 했다. 여기에는 지난 한 해 협력업체 직원 2689명과 협력업체 입사를 앞둔 인력 1320명 등 모두 4009명이 참여했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교육 대상을 5500여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협력업체의 채용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8주에서 12주로 확대한다. 협력사들이 신입사원을 바로 현장에 배치할 수 있도록,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두산 그룹은 또 해외 공장을 신·증설할 때 핵심 협력업체가 동반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서다. 현재 계열사인 네오플럭스가 두산인프라코어와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 2곳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 올해는 대상을 3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산은 그룹뿐 아니라 업계 차원에서 동반성장을 지원하는 데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2월 현대중공업, STX엔진과 함께 기계산업 동반성장 진흥재단 설립 및 운용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진흥재단 사업에 필요한 사업비를 매년 출연한다는 내용이다. 재단은 출연 4개사의 1, 2차 협력업체 및 그 외 기계산업 관련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임무를 띠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설립돼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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