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업체, 자체 아파트 사업 비중 축소

중앙일보

입력

대형 건설업체들이 직접 땅을 사 아파트를 짓던 사업 방식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LG건설 등 대형 건설 업체들은 회사가 아파트 부지를 사들여 시공, 분양하는 자체사업 비중을 매년 줄이는 대신 지주와 함께 공동으로 사업에 나서는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이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작년에 지은 8천752가구의 아파트중 자체 사업은 2천147가구로 24%였으나 올해는 2만102가구중 4천522가구(22%)로 비율이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3만500가구 중 자체 사업은 단 한 가구도 없이 전량 도급 또는 재건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산업개발은 자체사업 비율이 지난해 65%에서 올해 70%로 조금 높아졌으나 내년에는 전체 계획물량 3만2천394가구중 자체사업은 1만3천893가구로 42%에 불과하다.

LG건설도 지난해 45%였던 자체사업 비중을 올해는 37.4%로 낮췄고 내년에는 다시 30.8%로
줄였으며 앞으로도 이같은 감소율을 유지시킬 방침이다.

대형 건설업체들의 이같은 자체사업 비율 축소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대형 업체의 시공으로 아파트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으나 중소주택건설 업체들에게는 시장내 입지가 점점 좁아져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업체들이 부채 비율을 낮추기 위해 보유 토지를 매각해야 하는 입장인데다 아파트 부지를 미리 확보했다가 사업이 제대로 안될 위험 부담도 피할 수 있어 자체사업 비중을 점차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품질 면에서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넘긴 중견 시공사들이 이같은 추세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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