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하게 사는 방법 ① 태블릿PC 속에 책이 있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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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스마트 TV, 스마트 세탁기, 스마트 컨슈머…. 요즘은 스마트 범람의 시대다. 한 기업의 ‘진짜 스마트하게 사는 법(How to Live Smart)’이라는 광고를 보던 중 문득 ‘진짜 스마트하게 사는 법은 뭘까?’를 생각하게 됐다. 필자가 생각하는 진짜 스마트하게 사는 방법은 바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다. 그것을 위한 나만의 비법 일곱 가지는 이렇다.

 첫째로 ‘들이대학교 저질러학과 뒷수습전공’에 입학하자. 계획을 세웠다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안 되면 다시 하고, 저질렀으면 수습하고, 돈이 없으면 벌면 된다. 디지털 세상이 되었지만 손가락만 까딱인다고 세상은 움직이지 않는다. 디지털을 이용하는 머리와 거침없이 몸을 부딪치며 현실을 헤쳐나가는 아날로그 자세가 결합될 때 세상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둘째로 ‘지식산부인과 의사’가 되자. 필자는 올해 62번째 책을 ‘출산’했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지식 임신과 출산’ 계획을 갖고 있다. 나만의 콘텐트를 만들기 시작할 때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도 정립할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자신만의 언어로 재창조해 보자.

 셋째로 배워서 남 주자. 자신만의 지혜를 트위터에 올려 다른 여러 사람과 공유하자. 자기 혼자 알던 것을 사람들과 나누면 보다 깊이 있는 지식이 된다. 그렇다고 트위터에만 매달리지 말자. 가끔은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 지혜를 공유하도록 하자. 독주(獨奏)가 아닌 협주(協奏)의 공부, ‘진짜 스마트한 공부’를 할 수 있다.

 넷째로 자칭 국제 브리콜라주 대학(International Bricolage University) 총장이 되자. 브리콜라주는 프랑스 문화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저서 『야생의 사고』에 나오는 용어로 한정된 자료와 용구를 갖고 다양한 일을 능숙하게 수행하는 것을 뜻한다. 필자는 ‘Knowledge Forest (http://www.010000.pe.kr/)’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다양한 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지식숲’ 사이트로서 이를 기반으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맥가이버형 인재를 육성하고 싶은 꿈이 있다. 지식을 편식하지 않고, 전방위적 지식인이 될 때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

 다섯째로 ‘계획대로 안 돼서 참으로 멋진 세상이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가끔 불확실한 미래에 불안을 느끼는 학생들을 본다. 그런데 원하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마냥 좋은 것일까. 계획대로 안 되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 멋진 가능성이 발현된다는 걸 기억하고 즐기길 바란다.

 여섯째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꾸는 놀이를 해보자. 어른은 낯선 것을 익숙하게 바꿔서 재미없게 만들고, 아이들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꿔서 재미있게 논다. 아이들에게 종종 예상치 못한 창조력을 발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디지털이 난무하는 스마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재미를 가끔씩 추구하는 것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일곱째로 가장 큰 스승은 역시 책이다. 지식과 지혜를 끊임없이 공급해 주는 최고의 멘토는 역시 책이다. 요즘 필자는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나 멘토를 만나고 있다. 멘토님들을 주머니에 모시고 사는 것이다. 물론 책 속에 함몰되지 말고 잠시 하늘을 보는 여유를 가지라는 것 또한 멘토들의 스마트한 가르침 중 하나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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