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로 집 짓고 그림 그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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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로 만든 집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콤한 설탕으로 만든 유리창의 맛을 보고, 비스킷과 초콜릿으로 장식한 현관문을 한 입 베어 물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온 일이다.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체험장이 있다. 예부터 ‘먹는 것으로 장난치면 안 된다’고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자로 훌륭한 미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

기초 튼튼한 과자집 만들어요

 “헨델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로 만든 집보다 잘 만들 거예요.” 유치원 단짝 친구인 김예린·박서연(6)양이 팔을 걷어붙였다. 둘의 손에는 여러 가지 과자와 물엿이 들려있었다. 예린이와 서연이가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달려온 곳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크라운 해태제과 본사 ‘생각쑥쑥 감성 쑥쑥 예술 놀이터’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부터 ‘아이그루 쿠키하우스’라는 과자로 집 만들기 체험교실을 열고 있다.

 박인옥 에듀케이터가 과자집 틀을 보여줬다. 종이로 만든 이 틀에 여러 가지 과자와 물엿을 붙이면 나만의 과자집을 만들 수 있다. “다 만들고 먹어도 돼요?” 예린이의 입에는 벌써 침이 고였다. 박 에듀케이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과자 집 만들기를 할 때 접착제 역할을 하는 물엿은 엄마가 요리를 할 때 쓰는 거예요. 안심하고 먹어도 돼요.”

 서연이 엄마 신영주(39·서울 용산구)씨는 아래쪽부터 과자를 붙였다. 그는 집을 지을 때 기초 공사를 잘해야 튼튼한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지붕을 살피던 예린이가 과자가 너무 조금 붙어 지붕에 틈이 생겼다며 속상해했다. 엄마 김영미(34·서울 용산구)씨는 아직 완성이 안 돼 그런 거라며 마음 급한 딸을 위로했다. 서연이는 “땅콩과자는 무거워 지붕에 붙이니까 떨어져요. 가벼운 과자를 위에 붙이는 게 좋겠어요”라고 했다.

 집의 본체와 지붕, 문이 만들어졌다. 박에듀케이터는 캐러멜의 포장을 벗겨 손으로 감싸 쥐었다. 손의 열기로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연이와 예린이는 캐러멜을 쥐고 열심히 조물 거렸다. 하트 모양을 만들려던 김씨가 애를 먹자 예린이가 넘겨 받았다. 금세 예쁜 하트가 만들어졌다. 하트 모양을 만들어 문에 장식했다.

 집에서 과자로 이런 활동을 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신씨는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되죠”라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이제 과자로 미술활동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초코 펜으로 ‘피카소 콜라주’ 체험해요

 다른 체험장에서는 ‘피카소의 큐비즘 세모나라 네모세상’이 진행됐다. 어린이들이 피카소와 더불어 큐비즘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감상과 놀이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큐비즘을 알리는 ‘아비뇽의 처녀들’로부터 피카소의 스타일과 개성이 돋보이는 대표적 인물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관은 큐비즘·콜라주·스펀지·관찰·거울의 방으로 구성돼 전시 뿐 아니라 스펀지 놀이, 자석 붙이기, 미디어 체험, 거울 반사 등의 체험을 통해 큐비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체험을 마치면 ‘과자와 초코 펜으로 피카소 콜라주’ 체험을 할 수 있다.

 웨하스 스케치북에 형형색색의 초코 펜과 다양한 과자를 활용한 자신만의 콜라주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차정연 에듀케이터는 “미술 재료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다”며 “일상소재로도 미술작품을 얼마든지 미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자로 멋진 미술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다. 김예린(왼쪽)박서연 양이 과자로 만든 집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박정현 기자 lena@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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