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걸린 뉴라운드] 농산물협상 진전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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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농산물협상에서는 상당한 내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뉴라운드 농산물분야 협상에서 농산물 관세인하의 폭을 결정할 시장접근분야가 '가급적 폭넓은 자유화(Broadest possible liberalisation)' , 국내 보조금은 '상당수준 점진적 감축(substantial progressive reduction)' 의 원칙으로 결정돼 향후 시장개방의 폭이 상당히 넓어질 전망이다.

특히 시장접근에 '사전 예외 불인정' 조항이 삽입돼 향후 협상에서 쌀시장개방 유예조치의 지속적인 인정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그린룸회의에서 마지막으로 논의됐던 이같은 내용의 수정안은 수출입국간의 팽팽한 의견대립 속에 양쪽의 입장을 절충적으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모호한 표현이 많아 추후 협상과정에서 분분한 해석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일단 '농산물을 공산품수준으로 관세인하(equal footing)' 한다는 미국의 주장은 일단 빠졌지만 '가급적 폭넓은 자유화' 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대치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개도국 지위가 보장되지 않는 2005년 이후 농산물 관세를 크게 내려야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농산물 시장개방은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조금은 '상당수준의(substantial) 감축' 을 주장하는 수출국과 '추가적인(further) 감축' 을 주장해온 수입국의 입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결국 '상당수준의 점진적인 감축' 이란 모호한 표현으로 낙착됐다.

이는 앞서의 시장접근 문제와 마찬가지로 2005년 이후 추곡수매.농업융자 저리 지원 등의 대폭 감축이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농산물협상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에 따라 뉴라운드 출범 여부에 상관없이 내년부터 별도로 시작되지만 시애틀 회의에서 거의 합의수준에 도달했던 내용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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