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현악4중주단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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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의 참담했던 전쟁과 각종 참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새로운 세기에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창단 10주년을 맞는 금호현악4중주단이 오는 16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세기에 만들어진 현악4중주곡 중 기념비적인 명곡만을 들려주는 밀레니엄 콘서트가 그것.

연주곡인 미국 작곡가의 조지 크럼(70)의 현악4중주 '블랙 엔젤'(70년)은 베트남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4개의 현악기에 마이크를 장착한 연주자들은 유리잔.탐탐.마라카스 등 다양한 타악기도 연주하고 때로는 비명까지 지른다.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 과 더불어 반전(反戰) 음악의 최고봉으로 손꼽힌다.

또 영화 '레드 바이올린'의 음악을 맡은 존 코릴리아노(45) 가 클리블랜드 4중주단의 고별공연을 위해 작곡한 '현악4중주'(83년)와 함께 캐나다 작곡가 머레이 세퍼(66) 의 '현악4중주'(83년)도 들려준다.

세퍼의 작품에서는 4명의 연주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고정 좌석에 앉아 연주하는 따분함을 피하기 위해 무대와 객석을 수시로 넘나든다.

막이 오르면 무대에 첼리스트 1명만 등장해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연주하면 이윽고 비올리스트가 연주를 하며 무대로 걸어나온다.

조명과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연주자와 청중, 무대와 객석이 한데 어우러진다. 또 연주자의 발걸음 소리도 음악에 포함시켜 음악과 소음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효과를 자아낸다. 02-75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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