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종이에 금박 글씨 ‘김정은’… 보위부 핵심에 코냑·칠면조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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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27·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김정일의 69회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국가안전보위부 핵심 간부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대북정보 제공 단체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는 25일 “김정은의 선물꾸러미에는 헤네시 코냑 등 고급 양주와 칠면조 고기 3㎏, 양복지, 북한산 녹용, 과일 등이 담겼다”고 전했다. 또 붉은 종이 위에 금박으로 ‘김정은 동지의 선물’이란 글씨가 쓰인 선물함에 담긴 물품은 1500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정은은 노동당이나 군부 등 다른 기관에는 선물을 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명의의 선물이 돌려진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신의 생일(1월 8일)이 아닌 김정일 생일을 택한 건 아버지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고 자신이 후계자임을 부각시키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이집트·리비아 등지의 민주화 바람이 북한에 확산되는 걸 차단하는 데 보위부가 적극 나서 달라는 주문으로도 보고 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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