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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마지막 007, 피어스 브로스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월 18일 개봉예정인 〈007 언리미티드 (World is not enough)〉의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피어스 브로스넌이 29일 한국을 방문, 30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골든 아이〉와 〈네버 다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출연작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위기에 몰렸던 007 시리즈를 다시 흥행의 중심에 가져다 놓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가 기자회견장에 입장할 때 영화 배급사인 UIP는 제임스 본드의 테마를 틀어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피어스 브로스넌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했다.

〈007 언리미티드〉는 석유재벌의 상속녀를 둘러 싸고, 그를 예전에 납치했던 납치범과 제임스 본드간의 혈투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본드 역을 맡은 이후로 시나리오나 액션 연출,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나 흥미 면에서 가장 나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음은 기자들과 진행한 일문일답이다.

-20세기 마지막 007 시리즈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어떤가?
기분이 좋다. 이번이 세 번째 출연작인데, 연극으로 치면 3막째인 느낌이다.

-주인공으로서 당신이 생각하는 007 영화의 매력은 무엇인가?

매력적인 요소는 많다. 이번 작품을 예로 들면, 스토리가 특히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고, 작품 곳곳에는 위트도 있다. 제임스 본드도 확실한 자기 스타일을 갖고 있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등장하며, 이국적인 요소들이 들어가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벌써부터 007 시리즈가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그 사실은 몰랐다. 매우 놀라운 일이다.

-당신은 자신의 인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배우로서 노력을 해서 그 결과로 인기를 얻는다면 그것은 기쁜 일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 장면에서 직접 연기를 하기도 했는데, 당신이 한 장면은 무엇이며 어떤 장면들이 위험했는가?

터널에서 불이 난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찍을 때는 왼쪽에 앰뷸런스, 오른쪽에는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어서 긴장되기도 했으나 잘 해냈다. 오히려 그런 큰 스턴트는 세심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위험이 덜 할 수 있지만, 오히려 작은 스턴트에서 다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영화 속 007은 "정의"를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 당신의 실제 생활에서는 어떤가?

가족, 가정, 우정, 친구 이런 것들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에 대해 섹시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스스로 자신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은 감기가 걸려서 별로 섹시하지 않다고 생각한다(웃음). 어려운 질문이다. 배우들은 원래 여러 가지로 다양한 시도들을 한다. 캐릭터나 연기나 뭐든 그런데, 그 역할 중에서 관객들이 어떤 것을 나 자신의 매력으로 인정해 주는가는 한 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혹시 악역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나는 다양한 역을 해왔으며, 연극할 때는 악역을 해 본 경험이 있다. 악역을 맡는 것에 대해서는 흥미가 있으며, 해보고 싶다.

-007은 비밀이 많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혹시 이 자리에서 공개할 수 있는 개인비밀이 있는가?

그동안 나 자신에 대해서는 많은 공개물들이 있어 왔다. 그것에 대해서는 내년에 결혼할 거라는 말밖에 할 게 없다.

-007 영화는 러브 씬과 액션 씬이 교차되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쪽은 어느 쪽인가?

액션 씬은 찍을 때는 금방 끝나지만, 준비과정은 매우 길다. 연습도 충분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액션 씬은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러브 씬 중에서는 소피 마르소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있었는데 007 영화의 전통적인 등급 문제 때문에 가슴 노출을 최대한 피했다.

그 덕분에 이 장면은 25번이나 고쳐 찍었는데, 상대 배우가 소피 마르소가 아니라면 제일 힘들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소피 마르소는 25번이나 계속되는 촬영의 지루함을 참을 수 있는 아름다움과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007 영화에서 엔딩을 항상 러브 씬으로 끝맺는데,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그것은 사람들에게 기분좋게 미소짓고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연인끼리 보러 왔다면 그들은 이 마지막 장면의 로맨틱함 때문에 좋은 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얼마나 더 제임스 본드 역을 할 생각인가?

어려운 이야기다, 아마도 한 두 개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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