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유 포철주 매각에 '롯데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산업은행 보유 포철주(12.84%) 매각 입찰이 내달 4일로 다가오면서 포철에 `롯데' 주의보가 일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으로 정부 보유지분이 모두 없어지는데다 오는 2001년말 동일인 지분 제한(3%)이 해제됨에 따라 민영화후 경영권의 밑그림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에 포철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철 관계자는 30일 "대기업들이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는데 사력을 다하고 있는 반면 부채비율이 93%에 불과한 롯데는 해태음료 등 유력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어 포철주를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포철에 따르면 29일 현재 국내 대기업의 포철지분은 현대가 0.8%, 현대증권의 신탁계정인 `바이 코리아' 펀드가 4.8%, 삼성이 2.8% 등이며 롯데는 1%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롯데가 이번 기회에 추가로 포철주를 매입, 지분제한 한도인 3%를 채우지 않겠느냐는 게 포철 안팎의 분석이다.

더욱이 포철 출범 당시부터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신격호(辛格浩) 회장이 포철에 대단한 애착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롯데가 포철주를 매입할 것이라는 전망을 강하게 하고 있는 한 이유다.

앞서 작년초 신 회장은 국내사업 투자용으로 사재 1천만달러와 일본 금융기관으로부터 3억∼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단계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자금을 원화로 환산하면 3천720억∼6천120억원 규모.

그러나 지금까지 사용된 돈은 롯데 계열사 정상화비용으로 쓴 5천만달러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현금 상태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그동안 신회장이 나머지 돈을 해태음료 인수에 쓰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대세였으나 음료 독과점 시비로 해태음료 매입이 불발로 끝날 경우 이 돈을 포철주 매입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평소 격월로 한달씩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체류하며 `브리핑 경영'을 해오고 있는 신회장은 지난달 26일 입국, 한달이 넘게 머물고 있으며 이번 주말께나 일본으로 건너갈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체류기간중에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게 롯데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보유중인 포항제철 주식 1천238만4천837주(지분율 12.84%)에 대해 내달 4일부터 응찰을 받아 7일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입찰수량 최고한도는 총발행주식의 3%(289만4천418주)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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