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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교육용 어플리케이션(앱) 잇따라 출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약 800만 명이다. 태블릿 PC 사용자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모바일 기기들은 어른 뿐 아니라 유아·초등학생의 놀이와 학습도구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 만 3~8세 아이를 둔 부모 사이에서는 놀이와 학습을 함께 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이 특히 인기를 끈다. 부모가 어린 자녀와 함께 할수 있는 앱 활용법을 알아봤다.

앱 활용해 자신감 키워…엄마 여유시간은 덤

 윤소영(29·경기도 부천시 도당동)씨는 딸 김시연(3)양이 또래보다 말이 늦어 걱정이었다. 소심한 성격도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최근들어 시연양이 변했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서부터다. “율동 동요 앱을 보면서 곧잘 따라 해 놀랐어요. 동물이 아니라 사람이 나와 율동을 알려주니까 더 친근하게 느껴졌나 봐요. 예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도 낯가림이 심해 춤 출 엄두도 못 냈거든요. 말도 많이 늘었고요.”

 동요나 율동 앱은 아이에게 자신감뿐 아니라 리듬감과 감성도 키워준다. 가사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면 언어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조작법이 어렵지 않아 아이 혼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덕분에 엄마들이 잠깐 여유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보통 3~4살 아이엄마들은 아이들이 보채서 외식 한번 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런데 요즘엔 가끔 외식도 하게 됐죠. 동요나 율동 앱을 틀어주고 그 사이에 밥을 먹는 거죠.”
 
앱으로 영어공부도 시작, 가족 유대감 형성에도 도움

 시연이는 요즘 영어도 곧잘 한다. ‘생각이 쑥쑥 그림카드’ 앱이 도움이 됐다. “모국어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따로 영어를 가르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림카드 앱을 보여주니까 영어를 따라 하더라고요. 강아지나 사과처럼 좋아하는 단어가 생동감 있는 그림과 함께 나오니까 더 흥미가 생기나 봐요.”

 하영희(31·경기도 용인시 산갈동)씨의 딸홍지민(3)양도 같은 앱으로 영어 말문이 텄다. 앱에서 여러 가지 영어 단어를 보게 되면서다. “아직 어려서 사과가 애플(apple)이라는 것은 몰라요. 하지만 그림을 보면서 발음을 따라 하죠. 이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지현(38·서울시 도봉동)씨는 최근 남편 문호진(37)씨와 아들 문선우(7)군이 부쩍 친해진 것 같아 흐뭇하다. 전에는 남편이 집에 있을 때면 잠자거나 TV만 보곤 했다. 아들은 아빠한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태블릿PC(아이패드)를 장만한 후 남편과 아들이 집에서 함께 앱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김씨는 “앱을 활용한 학습 효과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토이스토리 앱을 활용한 영어공부, 바나나디스코를 활용한 수학공부 등도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아빠와 아이가 친해지는 매개체가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아·초등 업계서 다양한 앱 앞다퉈 출시

 아이 교육에 앱을 활용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도 앞 다퉈 유아·초등학생용 앱을 출시하고 있다. 대교는 최근 소빅스 전집 ‘원리똑똑 과학동화’ 시리즈 중 ‘쉿! 조용히 해 주세요(공룡)’를 재구성해 교육용 앱으로 출시했다. 읽어주기, 게임, 스티커 등 멀티미디어 기능으로 흥미로운 입체학습을 할 수 있다. 쉽고 재미있는 동화와 과학 콘텐트도 넣어 자연스레 과학 원리를 익힐 수 있다. 게임 형식의 공룡퀴즈로 공룡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다.

 부모가 아이의 학습을 관리할 수 있는 앱도 출시됐다. 아발론교육은 최근 학원에 다니는 자녀의 과목별 출결 정보와 시험 등 수강현황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 이 앱으로 특강과 교육 설명회, 영어인증시험 일정 등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에듀모아는 유아·초등 대상의 수학 학습용앱 ‘수학 달인’을 내놓았다. 사칙연산 문제를 시간 내에 정확히 계산하는 게임이다. 학습만화와 게임 형식으로 구성된 ‘깨비키즈’ 앱으로는 영어, 수학뿐 아니라 한자, 과학, 세계문화 등을 학습할 수 있다.

 금훈섭 에듀모아 대표는 “최근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앱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며 “분야도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기관에서도 교육용 앱을 내놓았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자녀의 영재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내 아이 영재일까?’ 앱을 선보였다. 영재행동특성, 문제 해결력, 창의성, 리더십 검사 등 신뢰도와 타당성이 검증된 4가지 종류의 검사로 구성돼 있다. 문제 해결력을 제외한 모든 검사는 5단계 척도에 따라 문항을 평가하는 체크리스트 형태로 간단히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런 앱들은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조희원 청소년미디어중독예방센터 실장은 “3~8세 아이들은 오감을 활용해 즐길 수 있는 앱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며 “자녀가 중독 성향을 보이는 건 아닌지 부모가 시간과 활용 형태에 대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김지현씨가 아들 문선우군과 함께 아이패드 앱을 활용해 다양한 그림을 그려보고 있다.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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