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제도 변화와 재수생 유·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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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진학률 재수생이 더 많아

 2010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재수생의 상위권 대학 합격률을 살펴봤다. 고려대 47.4%, 경희대 41.9%, 서울대 32.2%, 성균관대 61.3%, 연세대 43.3%, 중앙대 54.0%, 한양대 53.6% 등으로 집계됐다. 2010학년도 수능 응시자 중 22%인 재수생 비율을 감안하면 재수생의 상위권 대학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0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재수생과 재학생의 등급별 학생비율을 조사한 자료에서도 같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영역에 걸쳐 상위 1~2등급에 속한 학생의 비율에서 재수생이 재학생의 1.5~2.5배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대입제도 변화 불구, 수능 영향력 여전할 듯

 2012학년도 대학입시 제도의 변화가 이런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점검해보자. 2012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 인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60.7%에서 62.1%로 늘어난다.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제도가 새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수시모집인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논술과 학생부의 반영률이 늘어나고, 재수생이 강세를 나타내는 수능성적의 반영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해선 안된다. 단지 정시전형에서 선발할 일반전형인원의 일부가 수시전형으로 옮겨 왔다고 보면 된다.

수시일반전형과 정시, 수능 변별력 커질 수도

 수시에서는 논술, 정시에선 수능이라는 공식이 옳은가 살펴보자. 2011학년도 연세대수시1차 일반우수자 전형의 평균경쟁률은 36.17대 1이었다. 이 중 공과대 신소재공학부는 37.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3명 모집에 1233명이 지원했다.

 수능우수자우선선발(70%)로 23명을 우선 선발하면, 10명을 모집하는 일반선발은 지원자 잔여인원이 1210명이 돼 실질경쟁률은 121대 1에 이른다. 상위권 대학들 대부분이 50~70%를 수능우수자로 우선 선발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의 학생들에겐 체감경쟁률이 명목경쟁률의 2~3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즉, 수시일반전형에서의 관건은 수능성적인 셈이다.

 정시전형에서도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내신 1~5등급은 학생부 실질비중이 수능표준점수 기준으로 0.8~2점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정시전형에선 수능의 변별력이 여전히 막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012학년도 대학입시의 환경이 바뀐다고 해도 수능의 변별력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점을 이해한다면 재수를 선택한 수험생들은 걱정할 것이 없다. 수능성적 관리에 초점을 둔다면 재수는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정수근 강남청솔 직영기숙학원 비봉캠퍼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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