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레이지…' 새음반에 웬 "여보세요"

중앙일보

입력

지난주 발매된 미국 인기밴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쉰(RATM) ' 의 새 음반 '배틀 오브 로스엔젤레스' 에 한국 가요와 말이 일부 삽입됐다. 그러자 이 음반을 구입한 국내 팬들이 "잡음이 들어간 불량음반" 이라며 음반사에 교환을 요구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문제의 곡은 5번째 실린 '슬립 나우 인 더 파이어' 로,끝부분에 엄정화의 노래 '몰라' 일부 소절과 "여보세요" 란 말이 두 차례 들어간 것. 발매와 동시에 2만3천장이 팔려나가 희희낙락하던 소니뮤직 코리아는 이 노래 때문에 돌연 교환요청이 쇄도하자 미국의 RATM 매니저에게 진상을 물었다.

그 결과 "녹음 당시 기타리스트 잭 모렐로가 효과음페달을 밟는 순간 한국교포방송이 앰프에 우연히 잡혀 흘러나왔고 그것이 그대로 녹음됐다. 이를 들어본 멤버들이 재미있다며 그대로 낸 것" 이라는 설명이었다.

국내 팝 관계자들은 "순전히 우연한 삽입이지만 지난 7월 인천 록 페스티벌 참가차 내한하면서 한국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경험한 RATM측의 서비스(?) 인지도 모른다" 며 "전세계에서 팔리는 팝스타 음반에 한국노래와 말이 들어간 건 어쨌든 훌륭한 국가홍보" 라고 한마디.

LA에서 91년 결성된 레이지는 메탈에 힙합을 섞은 '하드코어' 음악의 선구자로, 음반마다 수백만장씩 판매고를 올리는 스타밴드. 그러나 부르는 노래마다 극좌파 사회주의 노선을 깔고 있고 무대 밖에서 반정부적 행동을 서슴지않아 미국 권부에 미운털이 박혀 있다.

하지만 사운드 자체가 워낙 강렬하고 감각적이어서 가사와는 무관하게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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