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저축은행마저 ‘뱅크런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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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부산2저축은행에는 예금을 빼려는 고객들이 몰려 대기번호표 1000여 장이 순식간에 동났다. 이 저축은행은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저축은행의 계열사다. [부산=송봉근 기자]

자산 10조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1위인 부산저축은행 계열 부산·대전저축은행 2곳이 6개월 영업 정지됐다. <관계기사 8면, e10면>

예금 인출이 몰려 내줄 돈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두 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영업 정지된 두 은행엔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정상 영업 중인 같은 계열 부산2 저축은행도 상황은 비슷했다. 수천 명의 예금 인출 고객이 몰리면서 은행 측이 1000번까지 나눠주기로 한 번호표는 한 시간 만에 동이 났다.

금융위는 “대전저축은행은 물론 모회사인 부산저축은행도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상태여서 예금 인출에 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감독 당국은 이날 긴급 진화에 총력전을 펼쳤다. 예외적으로 추가 영업정지 가능성이 있는 곳들의 이름도 전격 공개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5% 미만인 곳은 보해·도민·우리·새누리·예쓰 저축은행 등 5곳”이라며 “이들 중 우리·새누리·예쓰 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추진 등의 이유로 영업정지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BIS 비율이 5%를 넘긴 94개사는 상반기 중 영업정지를 당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추가 영업정지 가능성이 있는 곳은 부산 계열 세 곳과 보해·도민 등 다섯 곳뿐이라는 얘기다.

글=나현철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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