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1’에는 1300여 개의 단말기 제조업체와 통신업체들이 참가해 미래의 스마트 기술을 선보였다. 전시장에는 이외에도 일상생활과 밀접한 신기술이 많이 나왔다. 눈에 띈 신기술 몇 가지를 소개한다.
동영상 뉴스가 나오는 화면 위에 이 뉴스를 문자로 바꾼 텍스트가 보인다(사진 위). 스마트폰으로 축구경기를 촬영하는데 멀리 뒤쪽에 있는 여러 대의 스마트폰에도 동일한 촬영 화면이 나타나고 있다.
◆외국어 실시간 자동 통역=일본 통신업체 NTT도코모는 동시통역 스마트폰을 내놨다. 일본어로 얘기하면 상대방에게는 영어로 들린다. 스페인 통신업체 텔레포니카는 동영상 정보를 문자정보와 신체정보로 동시에 바꿔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동영상 뉴스가 나오는 PC 화면 위에 그 내용을 글자로 나타낸 스크립트 화면과 아바타가 수화로 표현하는 동영상이 함께 나타났다. 홍보 담당 에두아르도 폴로는 “귀가 안 들리는 장애인을 위한 솔루션”이라며 “스마트폰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림책 속 공룡이 벌떡 일어나=SK텔레콤 부스에 있는 ‘3D 매직 북’ 코너. 2차원 그림책에 특수 제작된 모니터를 비추면 그 페이지에 있는 그림들이 3차원 영상으로 바뀐다. 공룡이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모니터 아래에 갖다 놓으니 TV 화면에 그림책 속 공룡이 벌떡 일어나 걸어다니는 입체 영상이 나왔다.
◆집에서 자녀 돌보는 홈 로봇=KT의 ‘모바일 가드 서비스’ 기술은 스마트폰으로 어린 자녀나 치매 노인들의 위치를 확인하는 솔루션. 위급 시 작은 단말기를 누르면 보호자의 스마트폰으로 경고음이 울리고 카메라가 현재의 상황을 찍어 보낸다. ‘홈 로봇 서비스’는 카메라를 부착한 인형을 통한 서비스. 엄마가 집에 두고 온 자녀들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고, 책을 읽어주거나 음악을 들려줄 수도 있다.
◆친구 스마트폰에 동영상 중계=SK텔레콤의 ‘리얼타임 브로드캐스팅’ 솔루션을 활용하면 자신이 촬영하는 동영상을 가까운 친구들도 스마트폰으로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축구경기를 촬영하자 그 촬영 화면이 멀리 떨어진 여러 대의 스마트폰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상대방 스마트폰에 일대일로 보내는 것만 가능했지만 이 솔루션은 여러 명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다.
◆카드결제에 의료진단까지=비자카드는 통신업체가 아니면서도 MWC 전시장에 별도의 부스를 만들어 스마트폰으로 카드결제를 하는 금융거래 솔루션을 홍보했다. 독일 통신업체 보다폰은 체중이나 혈당 등 건강상태를 의료기관에 전송해 진단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손으로 움직이는 광고판=인텔은 ‘딜 인사이더’라는 솔루션이 탑재된 커다란 광고판을 세워서 눈길을 끌었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도 광고판이 내 손의 움직임을 인식했다. 내가 광고판에 있는 여러 개의 제품 중 하나를 손으로 가리키면 그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이 나타났다. 홍보 담당 스티븐 드라가스는 “성별·연령별로 어떤 제품을 좋아하는지, 어떤 제품을 얼마나 오랫동안 쳐다봤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어 마케팅이나 상품기획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는 선반에는 여러 개의 상품이 올려져 있고 그 상품 뒤로 자세한 설명이 써있었다. 그런데 상품을 바꾸니 설명도 따라서 바뀌었다. 가끔 수퍼마켓 등에서 상품과 설명이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이 선반에서는 그럴 염려가 없었다.
바르셀로나=박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