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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상류 83곳 중 27곳 침출수 우려 … 맹형규 “침출수 뽑아내 멸균처리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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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강 팔당호 상류지역의 구제역 감염 가축 매몰지 중 최소한 27곳이 침출수 유출 등의 우려가 있어 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농림수산식품부·환경부와 민간 전문가 등 민관 합동조사단이 10일부터 14일까지 경기·강원·충북의 상수원 상류지역에 위치한 매몰지 83곳을 조사한 결과다. 문제가 있는 곳은 조사 대상지의 32.5%였다.

 17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이 중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의 가축 매몰지 등 12곳은 하천과의 거리가 30m도 안 돼 침출수 유출로 인한 하천 오염이 우려됐다. 또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등 4곳은 경사가 심해 해빙기나 여름철 폭우 때 사면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의 매몰지 등 11곳은 빗물에 의한 침식 방지를 위해 배수로 설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들 27곳에 대해 다음 달 말까지 침출수 누출을 막는 차수벽을 설치하거나 옹벽과 배수로를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매몰지가 하천에 인접해 있는 경우에도 침출수가 주변 하천으로 유입된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조사단은 당초 99곳을 대상으로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대상지 인근에서 가축을 추가로 매몰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방역 문제로 16곳은 조사하지 못했다. 환경부는 또 구제역 감염 가축을 본격적으로 매몰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강·낙동강 등 주요 상수원의 수질도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질 오염 우려와 관련, 가축 매몰지 침출수 유출과 상관없이 정수장에서 제대로 만드는 수돗물이라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정은해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침출수가 유입되더라도 살모넬라 ·대장균 등 미생물이나 질산·암모니아 같은 무기물질은 응집·침전·소독 과정에서 제거돼 수돗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맹형규(사진) 행정안전부 장관은 17일 오후 남양주시 화도읍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를 방문해 “침출수를 매몰지에서 뽑아내 멸균 처리를 한 뒤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상수원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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