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 다시 큰 폭으로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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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중국 물가가 심상치 않다. 잠시 추춤하던 오름폭이 다시 커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5일 “올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2.9%였던 중국 소비자물가는 11월엔 5.1%로 크게 뛰었다가 중국 정부의 돈줄 죄기가 본격화하면서 12월 4.6%로 상승세가 잠시 꺾였다. 그러나 올 초부터 다시 오름폭이 커졌다.

 1월 물가는 ‘남동북한(南凍北旱)’이라는 기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올겨울 들어 남부에는 한파가 밀어닥쳤고, 북부는 극심한 가뭄 피해를 보는 바람에 농작물 수급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일(34.8%)·곡물(15.1%)을 비롯한 식품류 가격이 10.3% 올라 물가 상승을 자극했다. 주택 임대료도 7.1% 올랐고 석유류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도 뛰었다.

 이런 가운데 국가통계국이 이번부터 물가 산정 기준을 대폭 수정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통계국은 물가 산정 항목의 가중치를 조정하면서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식료품과 술·담배 비중을 각각 2.21%포인트와 0.51%포인트 낮췄다. 반면 주거 비용과 의료보건 비용은 각각 4.22%포인트와 0.3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들은 “식료품의 가중치를 낮춤으로써 실제보다 물가가 0.3%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생겼다”며 “새로운 산정 방식이 체감 물가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2월 춘절(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2∼8일)의 물가가 1월보다 더 올랐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국이 추가로 물가 억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8일 기준금리를 인상했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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