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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비율 높은 소형 아파트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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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전셋값이 많이 오른 데다 최근 2·11 전·월세 안정대책이 나오자 아파트를 사서 세를 놓는 주택임대업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서울 목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의 전·월세 매물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집을 사서 임대하는 여건이 많이 좋아졌다.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주택 임대사업 문턱을 확 낮춘 덕분이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하면 취득·등록세 감면 등 혜택이 더 주어진다. 정부의 2·11 전세대책으로 이르면 3월부터 공시가격 6억원(지방 3억원)이 넘지 않는 전용 149㎡ 이하 주택 3채(지방 1채)만 임대(5년)하면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서도 빠진다.

 서울의 경우 지금은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중소형(전용 85㎡ 이하) 5채를 10년간 임대해야 이런 혜택을 볼 수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임대사업을 활성화해 주택 거래와 전세 공급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서울·수도권 중소형 주택 대부분이 임대사업용으로 쓰면 세금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아무 지역이나 주택을 사들이는 것은 곤란하다.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위해서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이 높은 곳의 아파트를 고르는 게 가장 유리하다. 전세가율이 임대수익률을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지만, 같은 금액을 투자한 경우 전세가율이 임대수익을 나타내는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조사 결과 서울의 전세가율은 평균 41%. 서대문(50.1%)·중(49.4%)·동대문구(48.8%) 등 강북권의 전세가율이 높은 편이다. 도심이어서 세입자들이 많은 반면 주거환경이 강남권보다 나빠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싸기 때문이다. 서대문구에서는 75%가 넘는 곳도 있다.

 홍제동 태영아파트 전용 37㎡형은 매매시세가 1억2000만원 선인데 전셋값은 90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이 아파트를 1억2000만원에 사서 월세로 전환(최근의 월세전환가율은 연 8% 선, 보증금 3000만원에 월 50만원)해 임대한다면 세전 임대수익률은 연 6.6% 수준이다. 수도권에서는 산본(54.6%)·평촌(51.4%)신도시와 평택(56.4%)·성남(55.53%)·수원(53.4%)·오산시(53.1%)가 높은 편이다.

 주택 크기는 소형(전용 60㎡ 이하)이 유리할 것 같다.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임대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대문구의 경우 소형 전세가율은 54.1%이나 전용 85㎡ 초과 주택은 평균 44% 정도에 머무른다. 노원구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최근 소형 임차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다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싸기 때문에 월세로 바꾸기도 쉽다”며 “임대 의무기간만 지나면 양도세 부담 없이 팔 수 있어 시세차익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눈길을 끈다. 2·11 대책으로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고, 건설업체들이 준공 후 미분양을 처분하기 위해 분양가 할인 등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 미분양과 달리 계약 직후 임대가 가능하므로 임대수익도 바로 낼 수 있다.

 준공 후 미분양 단지는 현재 서울·수도권 재개발·재건축 후(後)분양 단지나 지방 택지개발지구에 많은 편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남양주 별내지구 등 서울로 다니기 쉬운 수도권 택지지구의 미분양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다만 미분양 아파트는 입주해야 임대사업용 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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